광주군공항무안군이전반대특별위원회가 28일 전남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을 언급한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
군공항 유치 움직임을 보여온 함평군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며, 광주시는 “전남도의 중재적 역할”을 주문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통과되면 전남 이전을 미룰 수 없는 입장이며, 무안도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전남도 대변인실에 따르면 전날 김영록 지사는 “광주 군공항 이전의 해결을 위해선 무안군도 숙고할 필요성이 있다”며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해당 발언은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선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 지사의 무안 이전 발언은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전남도의 첫 공식입장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광주 군공항 이전을 대하는 전남도의 태도는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소극적이었다.
지난달 7일 박원종 전남도의원은 기획조정실 업무보고에서 “기획조정실은 정부의 역할만을 기대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정부의 시책이지만 전남도에 이전되는 사업인 만큼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남도가 적극적인 자세로 군공항 이전 문제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예비대상지 주민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소극적 태도를 견지했다. 광주 민간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통합 이전하기로 하면서 광주 군공항 이전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였지만 무안군의 강한 반발로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오랫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후 전남도의 입장은 선 인센티브, 후 의견수렴으로 귀결됐다.
광주시와 국방부가 예비이전후보지 주민들을 위한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향후 도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기조다.
이번 김 지사의 발언으로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지사는 이날 열린 영광군민과의 대화에서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이 통과되면 어느 지역으로 가던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제시하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도민의견을 들어 풀어갈 것이며 광주시와도 협조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장시간 표류해온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되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은 내달 4일 국회 국방위원회 법률안 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이후 상임위 전체회의를 거치면 4월 본회의 통과도 기대된다.
다만, 김 지사의 이번 발언이 광주 군공항 이전지로 무안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어 파장은 커지고 있다. 무안은 즉각 반발하고 있고, 함평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광주 군 공항 무안군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남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김영록 지사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함께 광주 군 공항 이전 부지를 무안군으로 이미 정해놓고 190만 전남도민을 우롱하고 능멸했다”며 “도지사의 책임을 저버리고 오히려 광주편에 서서 무안군이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해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양 말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김 지사의 사죄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군공항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함평은 “우리가 들러리냐”는 분위기다.
함평군공항유치위원회는 “전남도가 지금까지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있다가 함평등이 군공항을 유치해보겠다고 하니, 무안 이전을 하겠다는 발언이 나와 매우 당황스럽다”며 “김영록 지사는 지역 갈등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립적 태도를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함평의 적극적인 유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왔던 광주시 역시 김 지사의 발언에 다소 곤란해하는 모습이다.
주민설득이 이전부지 선정 절차에서 중요한 과정인 만큼 주민반대로 인한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최종 후보지 선정은 국방부가 한다”면서 “지자체 간 자발적인 경쟁과 마지못한 경쟁은 차후 사업이 진행되는데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글·사진=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