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술(구두장인) (5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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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김주술(구두장인) (509/1000)
  • 입력 : 2023. 03.19(일) 09:05
  • 최황지 기자 hwangji.choi@jnilbo.com
광주 대인동 로터리의 한 구둣방에서 구두를 닦는 김주술씨.
광주 대인동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김주술씨가 만든 구두.
광주 대인동 로터리의 한 구둣방에서 구두를 닦는 김주술씨.
광주 대인동 로터리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구두장인 김주술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광주 대인동 로터리에서 구두도 닦고 신발도 맞추고 있습니다. 우산동 통장을 한 10년 정도 했는데 그때 기부했던 기억들이 있어서 제 아내와 상의해서 꾸준히 기부하고 있습니다. 2006년도부터 한해도, 한번도 안빠지고 나누고 있어요. 그 나눔의 기쁨으로 이렇게 살아요. 경우에 따라선 손님들이 구두를 닦고 그 이상의 돈을 내십니다. 손님들도 그 돈이 다 기부에 쓰인다는 것을 알고 계세요. 어떤 양반 같은 경우에는 5만원짜리 놔두고 거스름돈도 안받고 그냥 놔두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그런 돈은 100% 나눔으로 들어가죠. 손님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단골분들은 찾아오셔 가지고 텔레비전 나왔을 때 아주 박수치고 응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나누려고 해요.

어느날은 아들에게 내가 기부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자기도 매사에 감사하게 된다고 아버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대요. 그러나 보이는 모습은 이렇게 별로 멋지지 않죠. 나중에는 내 힘을 다걸고 깨끗한 가게를 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외국 브랜드에 너무 매료돼서 우리 같은 신발은 찾아봐주지 않는 경우가 많죠. 그래도 저는 어려서 힘들게 배운 이 기술을 놓을 수가 없어요. 저는 아직도 신발을 많이 쳐다봐요. 왜냐하면 거기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가끔은 그래도 내 신발을 만들어놓으면 손님분들도 알아봐주시곤 해요. 그런 손님분들을 위해 계속 꿈을 키울 겁니다. 이 기술을 이렇게 져버릴 수는 없어요.”
최황지 기자 hwangji.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