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동진벼 매입 제한 다시 한번 숙고해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신동진벼 매입 제한 다시 한번 숙고해야
토질 적합하고 소비자도 선호
  • 입력 : 2023. 02.22(수) 17:59
정부가 전남 쌀 재배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신동진’ 벼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공공비축미 매입도 제한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남의 토질에 맞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쌀 품종을 갑자기 교체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농민들의 반발도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재고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고품질 품종과 우량종자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동진과 새일미 등 다수확 품종을 오는 2024년까지만 공급하기로 했다. 진광과 새일품 품종은 올해부터, 신동진과 새일미 품종은 2024년부터 공공비축 매입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쌀이 남아도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지만 현장의 목소리와 동 떨어지고 유예기간마저 주지 않는 것은 불통 행정의 단면이다.

신동진은 전남에서만 재배면적을 기준으로 20%에 달한다. 전남의 토질에 적합하고 밥맛이 좋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농약을 적게 사용해 경쟁력이 높고 가격도 일반 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여기에 전남의 대표브랜드인 풍광수토 또한 전체가 신동진 품종으로 신동진 벼가 퇴출될 경우 전남의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농민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새로운 대체품종을 선택해 적응해야 하는 불편도 감내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2022년 생산된 쌀 45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시켰다. 쌀 공급이 넘쳐나고 소비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잉생산을 막으려는 정부의 선택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쌀이 남아도는 근본 원인은 과잉 생산보다 의무적으로 할당된 수입쌀의 영향이 크다. 토질에 맞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종을 일방적으로 퇴출 시키는 것도 부당하다. 정부는 농업 현장과 긴밀한 소통을 거쳐 근본적인 쌀 수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 농민이 겪을 애로사항과 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모든 불편과 손해를 농민들에게만 강요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