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군산시 옥구면의 한 농민이 신동진벼 모내기를 하며 본격적인 영농철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
정부는 최근 2010년 이후 육성된 고품질(기호성·내병성·내재해성) 품종의 공급 비율을 오는 2025년까지 50%까지 확대하는 대신 쌀 수급 안정을 위한 다수확 품종은 보급종 공급 대상에서 대폭 감축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을 예방하기 위해 10a당 570㎏ 이상 생산되는 다수확 품종을 공공비축미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종자 공급도 중단한다는 방침에 전남지역 다수확 품종 벼 재배 농가들의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의 지난해 벼 재배 및 생산 현황에 따르면 도내 벼 재배면적은 총 15만4679㏊로 이중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3만900㏊)과 새일미(6100㏊) 품종은 각각 20%와 4%를 차지한다.
전남도의 쌀 재배면적의 50%(7만7000㏊)를 차지하는 품종은 ‘새청무’다. 새청무 다음으로 많은 재배면적을 차지하는 품종은 신동진으로 지난해 도내 쌀 생산량의 74만3000톤 중 14만8000톤(19.9%)을 차지했다.
품질이 좋고 수확량도 많아 인기가 높았던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이 퇴출되면 쌀 재배 농가의 불편이 예상된다.
현재 도내 22개 시·군 중 신동진(10개 시·군)과 새일미(3개 군)를 공공비축미곡품종으로 선정한 13개 시·군은 이번 정부의 방침으로 오는 2024년부터 새청무, 강대찬, 조명1호 등으로 매입 품종을 전부 바꿨다.
전북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신동진이 전체 쌀 재배 농가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전북 농가의 경우 “갑작스러운 주력 품종 교체는 무리”라며 정부에게 5년 간의 유예기간을 공식적으로 건의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전남의 경우 전남농협의 대표 브랜드인 ‘풍광수토’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도 우려된다. 풍광수토는 2017년부터 신동진을 주력 품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신안, 진도, 화순(이상 신동진), 영암, 해남, 화순(이상 새일미) 등지는 공급이 중단될 품종으로 현재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통 변화에 따른 농가의 경제적 타격도 예상된다.
전남도의 경우, 일찍이 지난 2020년 신동진을 개량한 강대찬 품종을 보급해오면서 큰 피해는 면했다는 설명이지만 농가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홍보 활동과 새 품종에 대한 영농 지도 등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농협의 경우 풍광수토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 및 신동진쌀 출시 농가의 경영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전남도와 함께 정부 측에 공공비축미 품종 유지를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전남농협 관계자는 “신동진 품종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할 예정이다”며 “신안, 진도 등에서 여전히 신동진 상품을 출시하고 유통되는 만큼 해당 농가들을 대상으로 최종포 단지를 마련해 종자 보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