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의 그 아픔과 고통은 너무 크다. “1년전 그 시간에 멈춰선 느낌”이라는 일터에서 황망한 죽음으로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둔 유족들의 애달픈 절규는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부른 타살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 그 자체이다. 847세대 5000여명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기약없는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참사 이후 불법 재하도급 처벌 규정 강화 법안, 부실 감리 방지위한 주택법 개정안 등 수많은 안전 관련 법안이 발의됐음에도 변죽만 울린 채 논의 조차되지 않고 있다.
화정동 붕괴 참사 1주년은 보여주기식의 행사로만 그쳐선 안된다. 행정적으로 사고 수습 절차가 왼료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오는 3월 예정된 아파트 8개동 전면 철거 작업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대산업개발과 광주시를 비롯한 서구청이 철거에 있어 모든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각별하게 대응해야할 당위성을 갖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실로 두부모를 잘라내듯 구조물을 절단하는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우’ 방식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 방식은 속도와 장기간 비산먼지나 소음에 노출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안전한 철거 방법이라고 한다. 어떤 해체 방식이든 아파트 한 동 규모가 총 38층에 달하는 철거 작업이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던 터라 최상의 안전 대책 마련에 최선을 강구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무엇보다 참사 1주년을 맞아 황량하게 철근 가닥이 드러난 아파트 붕괴 현장을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을 좀먹는 시스템 개선에 진정성있는 접근과 함께 실천 의지를 되새기는 시간이 돼야 한다.
편집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