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일본 농촌, ‘고향세’로 활기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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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소멸 위기 일본 농촌, ‘고향세’로 활기 되찾아
2008년 ‘후루사토 납세’ 첫 도입
지난해 8조원 15년새 100배 증가
무나카타市 "기부자와 적극 소통"
  • 입력 : 2023. 01.08(일) 17:35
  • 김은지기자
지난달 21일 전남일보 제19기 지방자치 아카데미 참석자들이 일본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 관계자의 강연을 듣고 있다.
인구 소멸, 지자체 간 재정격차 등 버블경제 붕괴 이후 심각한 경제 침체에 빠졌던 일본이 ‘고향세’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 1일 계묘년 새해 첫날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가운데 전국 지자체에서 기부가 이어지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난 2008년 일본에서 시행된 ‘고향세(후루사토 납세)’ 제도를 롤모델로 한다.

우리나라보다 한 발 먼저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지방 소멸 위기를 경험한 일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향세를 도입했다.

고향세를 도입한 첫해 모아진 기부금은 81억엔(약 82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2021년에는 8320억엔(약 8조원)을 훌쩍 넘는 액수를 기록했다.

15년여 만에 100배나 증가한 기부금 덕에 곳간이 열악했던 지자체는 자주 재원 확보에 숨통이 트였고,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직접 찾은 일본의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도 그중 한 곳이다.

한때 후쿠오카현의 교통 요충지로 전성기를 누렸던 무나카타시는 거주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경제 침체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하지만 ‘거버먼트 크라우드 펀딩’(GCF·Government Crowd Funding), 효율적인 업무 체계 조성 등을 통해 지난 2021년 고향세로만 131억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끌어모아 대표적인 고향세 성공사례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무나카타시 도시재생과 나카무라 료스케씨는 “무나카타시 역시 고향세가 처음 도입됐던 2000년대까지는 저조한 기부액을 기록했었다”며 “하지만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 전역에서 고향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향세 전용 SNS 개설, 메일 발송 등 기부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늘려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는 고향세로만 걷어들인 기부금이 전체 예산의 약 90%에 해당하는 지자체도 있다. 아무래도 6차 산업이 발달했거나, 특산품이 월등한 지역이겠지만, 그 뒤에는 지자체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녹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도 무나카타시를 포함, 다양한 일본 내 성공사례들을 참고하고 발전시켜 고향세(고향사랑기부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