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임(오른쪽)씨 부부 |
'열여섯에 처음 만난 내이름, 일흔 넘어 활짝 핀 글자꽃'
어려운 환경 때문에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하다 늦깎이 배움에 도전해 성공한 학생의 수기공모 제목이다.
5일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원장 고석규)이 주최한 평생교육수기 공모에서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서경임(74·2학년)씨가 '열여섯에 처음 만난 내이름, 일흔 넘어 활짝 핀 글자꽃'으로 최우수상을, 정춘희(68·3년)씨가 우수상을 차지했다.
어린시절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공부하지 못한 아픔을 늦깎이 배움으로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누리고 있다는 글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씨는 세 살 때 부모를 잃고 천둥이로 살다가 16살에 이장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이름을 만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평생 생선장사를 하며 살아왔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은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일흔 살에 남편과 함께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을 통해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게 됐으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현재 남편과 함께 부부학생으로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서씨 부부는 지난 달 KBS 인간극장 '학교 가는 길'에 출연해 성실한 만학도로서 일상을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정춘희씨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광주~목포를 통학하며 중학교 과정을 마쳤으며 고등학교 과정도 마무리 하게 된다. 정씨는 글에서 젊은시절 직장에 취직 하려했으나 초라한 이력서 탓에 학력미달로 거절 당했고 학력없는 설움을 안으로 삭이며 살아온 경험을 수기에 담았다.
그는 "구름은 바람없이 움직일 수 없고 사람은 배움없이 사회에 나가서 당당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움의 길을 찾던 중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를 알게 됐지만 광주와 거리가 멀어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배움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마음으로 목포에서 자취하며 배움의 한을 풀었다. 듣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반복학습을 통해 글자를 깨쳐가는 재미를 알았다고 웃었다.
그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통해 기본을 익혔으니 졸업 후 글쓰기 공부를 더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31명이 대한검정회 한자급수를 취득해 배움의 결실을 거뒀다. 2급 한자급수 자격 2명, 3급 6명, 4급 17명, 5급 6명 등 31명이 성과를 거뒀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관계자는 "만 16세이상 남녀노소 누구나 공부할 수 있으며 내년 신입생을 선착순으로 모집 중"이라며 "내년부터 중·고등학교 전학년 교육비를 지원받아 '교육비 0원' 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배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의는 061)276-4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