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 분수대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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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5·18민주광장 분수대 정체성
  • 입력 : 2022. 12.01(목) 17:23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이자 '광주의 상징적 공간'인 5·18민주광장 분수대가 또다시 새롭게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이 분수대를 관리하는 광주시 동구가 내년 6월까지 '5·18민주광장 분수대 정비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노후한 노즐과 펌프를 교체하고 선율에 맞춰 물줄기를 뿜어내는 '음악 분수대' 기능을 추가한다. 분수대 관리를 동구에 위탁한 광주시가 특별조정 교부금 40억원을 지원했고 , 동구는 이달 20일까지 제안서를 공모해 사업 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비와 시비 40억원을 들여 미디어아트를 구현할수 있는 빛의 분수대를 만들어 시행한지 5개월만에 리모델링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구는 "2015년 개보수한 지 7년이 경과돼 오래된 노즐과 펌프를 교환하고 음악 분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일로 이 분수대가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봤다. 지난 1971년 옛 전남도청 앞 686.75㎡ 부지에 지름 19.3m, 높이 2.32m의 규모로 지어진 이 분수대는 광주시의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 시스템 구축을 기념하는 상징물로 조성됐다. 광주의 제5수원지이자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이 조성돼 당시 50만 광주 시민이 겪은 제한 급수 불편이 해소된 역사적 기념물이었던 것이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광주시민들이 이 분수대를 연단으로 하여 각종 집회를 열어 항쟁 의지를 불태웠던 곳이었다. 5·18이전 3일 동안 학생과 시민들은 이곳에 모여 대규모 '민족·민주화대성회'를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신군부 통치 종식과 민주화를 촉구했다. 광주시민들은 80년 5월 총에 맞은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해 분수대 주위에 빙둘러 놓고 만행을 규탄했으며 매일같이 이곳에 모여 열띤 시국 토론을 벌였다. 도청앞 분수대는 그해 '5월 광주'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증인이며 '도청앞 분수대로!'란 구호 한마디에 수많은 시민이 운집하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이 도청앞 분수대는 한때 철거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다.지난 1988년 금남지하상가가 건설되면서부터 철거논란이 일었다. 광주시는 충장로와 금남로의 땅값과 점포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극심한 주차난을 겪자 민간자본을 유치해 금남지하상가와 지하주차장을 건설키로했다. 이 공사가 시작되면서 광주시는 로터리로 이용되고 있는 도청앞 분수대가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지하상가와 주차장을 건설하는데 장애물이 된다고 판단,철거를 검토했다. 그러나 시의 계획은 5월 역사를 지키자는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철거 논란을 겪었던 이 분수대는 1991년 금남지하상가 시공사였던 금광기업이 1991년 8월 4억3600만원을 들여 시설 개보수를 했다. 한때 가동이 중단된 적도 있다. 2010년 6월 분수대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로 인해 금남지하상가 일부 시설(냉각탑 )이 붕괴되면서다.이후 동구는 2015년 광주시로터 특별조정교부금을 받아 분수대 정비를 마치고 같은해 9월 재가동에 들어갔다.이때 야간경관 연출을 위한 LED 수중조명등이 새로 설치됐다. 2015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하면서 명칭도 바뀌었다. '도청앞 분수대'에서 '5·18민주광장 분수대'로. 음악분수대 기능 추가라지만 상시적 자동차 소음이 있는 장소 특성을 고려할 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새로운 볼거리를 위해 단장하고 변신도 필요하겠지만 화려함에 가려 분수대에 깃든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눈길만이 아닌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