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정찬호> '2022 광주시 비정규직 노동통계'와 명심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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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정찬호> '2022 광주시 비정규직 노동통계'와 명심해야 할 것들
정찬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
  • 입력 : 2022. 11.29(화) 17:41
  • 편집에디터
정찬호 센터장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 10일 '2022년 광주광역시 비정규직 노동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 비정규직노동자 규모는 전체 임금노동자 58만1365명 중 25만3060명(43.5%)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그러나 전국 비정규직노동자 비율은 전년 대비 8.2% 상승했다. 우리나라 전체 정규직노동자가 전년 대비 133만6121명 감소했지만 광주시는 오히려 2265명 증가했다. 전국 통계수치와 광주시가 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통계상으로 보면 비정규직 규모가 경기 74만83명, 서울시 55만5760명 등으로 수도권 비정규직 증가가 전국 비정규직 평균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도권 비정규직 증가 요인은 △지방 청년층 수도권 이주와 비정규직 취업 △한발 빠른 수도권 중심의 플랫폼노동과 프리랜서층 확산 △인구가 많은 수도권 영세 자영업자층 몰락과 비정규직 취업 등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지방은 정보와 인프라 부재, 더딘 플랫폼과 프리렌서 산업구조변화, 작은 인구수 등으로 수도권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와 비슷한 6대 광역시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부산 3.6%, 대구 2.9%, 대전 10.7%, 울산 6.5% 상승한 반면 인천만 0.6% 하락했다.

광주시 정규직 숫자가 늘어난 데는 그동안 추진해 온 '광주형일자리' 효과가 일부 더해진 게 아닌가 싶다. 광주시 주요 산업별 비정규직 비율은 숙박 및 음식점업 70.9%, 건설업 52.8%,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51.5%, 교육서비스업 44.4%를 차지했다. 반면 제조업이 21.9%로 광주시 평균 비율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광주시 제조업이 비정규직 평균 비율을 낮추는 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시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180만8500원으로 전국 비정규직 월평균 219만2200원에 비해 38만3700원이 적었다. 6대 광역시 기준으로 보면 대전이 229만9400원으로 가장 높고 부산 175만53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광주는 부산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임금이 낮은 이유는 뭘까. 임금과 연동된 주당 노동시간을 추적해봤다.

광주시 비정규직 주당 노동시간은 30.92시간(전년도 대비 0.9시간 하락)인 반면 전국평균은 31.84시간이다. 임금이 가장 많은 대전에 비해 0.2시간 짧았다. 왜 광주시 비정규직 노동시간이 짧고 임금은 낮은 걸까. 광주시 제조업 노동자는 8만9967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 15.47%에 불과하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산업 노동자는 8만9924명으로 제조업과 비슷한 규모다. 내년 통계는 이 숫자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여전히 서비스산업 중심지로서 짧은 노동시간과 저임금의 물적 기반이 되고 있다. 청년층 탈지방화에 따른 노인노동의 증가와 파트타임 초단시간 노동 확대에도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이번 통계보고서에서 드러난 또다른 특징은 계약직·시간제가 전년 대비 1만3467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고용 형태상으로 보면 광주시 비정규직 증가 대부분은 바로 이 계약직·시간제의 증가였다. 정부 차원의 돌봄·사회복지 등 공공부문과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비정규직 고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광주시 비정규직 통계분석에 따르면 전국 임금노동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2017년 41.3%에서 50.2%로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한 경제사회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줄어야 할 비정규직이 플랫폼, 프리랜서, 기간제, 초단시간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 및 지자체 행정, 경영계, 노동계, 시민사회 등등 어디서든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가는 첫걸음은 '비정규직 총량을 줄이기' 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