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판결, 줄지은 통상임금 소송 기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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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판결, 줄지은 통상임금 소송 기준되나
현대重 7000억대 파기환송심||르노코리아·포스코 등도 소송||유사 소송에 영향… 파장 일듯||산업 전반 노조리스크 우려도
  • 입력 : 2022. 11.14(월) 17:46
  • 곽지혜 기자
지난해 8월 금호타이어 정상화 투쟁위원회가 광주 동구 광주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 파기환송심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금호타이어의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일이 도래한 가운데 이번 판결 결과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비슷한 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기업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기적으로 금호타이어와 가장 비슷한 사례는 현대중공업의 통상임금 지급 소송이다.
해당 소송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모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 과거 지급분의 차액을 청구하며 시작됐다.
지난 2015년 1심에서 법원은 상여금 800% 전액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으며 현대중공업이 주장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받아들이지 않고 3년 치 임금 소급분 역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음해 진행된 2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상여금에 대한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는 판결로 현대중공업이 승소한 것이다.
당시 영업손실 1조540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던 현대중공업의 상황을 고려한 판결로, 노조가 요구한 3년 치 소급분에 대해서도 지급 의무가 없다며 신의칙을 받아들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2심의 판단을 다시 파기하며 현재 부산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을 진행, 금호타이어와 상당히 비슷한 맥락으로 소송이 진행돼 왔다.
현대중공업의 통상임금 소급분 규모는 파기 환송심 결과가 나온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약 6000억~700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패소 시 지급해야할 금액의 3배가량이다.
이외에도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8월 부당하게 책정된 통상임금 손해 금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부산지방법원에 임금 소송을 제기, 조합원 1700여명에 대해 1인당 2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경우 지난 7월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가 통상임금 1차 소송단을 모집하는 등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다가 재직자들이 사측과 협상을 통해 소송 취하를 합의하자 노조와 퇴직자들 간 대립이 시작된 곳도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19년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1인당 우리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600만원을 지급받고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화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이에 반발한 퇴직자들이 현직 조합원들만 대상으로 한 합의금 지급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회사와 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최근 1심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이처럼 산업계 전반에 통상임금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금호타이어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통상임금 소송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영업이익 감소와 현금 유동성 악화, 부채 만기 도래 등으로 인해 우발채무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금호타이어 상황에 대한 반영 여부가 관건이다. 이에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열악한 경영 여건 속에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는 것이다.
통상임금 소송 등 잇따른 노조 리스크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데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도 모자랄 판에 임금 소송 등 내부적인 리스크가 커지는 분위기는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며 "특히 노사간 통상임금 지급 소송의 경우 신의칙 적용 여부가 쟁점인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판결이 엇갈리는 사례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세부적이고 안정적인 신의칙 판단 기준 등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