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면' 드림콘서트…4만5천 팬덤들이 연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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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3년 만에 대면' 드림콘서트…4만5천 팬덤들이 연대했네
  • 입력 : 2022. 06.19(일) 15:28
  • 뉴시스
만원 관중
국내 K팝 기획사들의 연합 무대인 '드림콘서트'가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연 '2022 제28회 드림콘서트'에 총 27팀이 공연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드림콘서트'는 1995년부터 작년까지 당대 인기 가수들과 함께 해 온 K팝 축제다. 다만 2020년과 작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온택트(비대면) 공연으로 진행됐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이번엔 4만5000명이 오프라인으로 집결했다.

골든차일드, 클라씨, 드리핀, 드림캐쳐, 탄, 라붐, 라잇썸, 레드벨벳, 빅톤, 스테이씨, 씨아이엑스, 아이브, 에이비식스, 엔믹스, 앨리스, 오마이걸, 유나이트, 위아이, 위클리, 이무진, 이펙스, 킹덤, 케플러, 크래비티, 트렌드지, 펜타곤 등(가나다순)이 출연했다.

특히 엔시티(NCT) 드림이 헤드라이너로 나서 형광 연둣빛 '대파봉'(NCT 응원봉 애칭)을 든 시즈니(NCT 팬덤)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게다가 엔시티 도영과 아이브 안유진이 '드림콘서트' MC로 나섰다.

해외 팬들도 꽤 눈에 띄었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여행, 다시 시작합니다!(Travel to Korea Begins Again!)'라는 슬로건 아래 여행업계와 함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23개국의 글로벌 한류팬 2504명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드림콘서트 전신은 환경보전 슈퍼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연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 전신은 1992년 환경보전 슈퍼콘서트 '내일은 늦으리'다. 서태지와 아이들, 넥스트(N.EX.T), 푸른하늘, 봄 여름 가을 겨울, 015B, 신승훈, 이승환, 윤상, 김종서, 이덕진, 신성우 등 당대 인기가수들이 총 출동했다.

그 해 신해철이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 콘서트와 같은 제목으로 나와 호응을 얻었다. 신해철이 작사·작곡한 테마곡 '더 늦기 전에'는 명곡으로 통했다. 최근 K팝 그룹들 사이에 기후와 환경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 이미 25년 전 한국 대중음악 신에서 해당 고민을 했던 것이다.

◆1995년 드림콘서트 1회 출발

'드림콘서트'라는 이름을 처음 단 건, 1995년 열린 '청소년을 위한 드림콘서트'였다. 김건모, 신승훈, 박미경, 룰라, 김원준, 박진영, DJ DOC, 듀스, 넥스트 등 역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팀들이 총출동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드림콘서트의 위상은 대단했다. H.O.T와 젝스키스 등 인기 그룹들이 연이어 무대를 꾸미는, 말 그대로 당대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꿈의 무대'였다. 10대 사이에서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2016년 다시 뭉쳐 돌아온 젝스키스가 2000년 해체 직전 마지막 무대로 선 것이 드림콘서트였을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도 컸다. 당시 젝스키스 해체 소식으로 흥분한 팬들이 '드림콘서트' 가 끝난 직후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 조영구의 차를 소속사 관계자 차로 알고 부순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팬덤별로 색깔을 확연히 구분지은 공연장 풍경의 원형도 드림콘서트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O.T 팬덤 '클럽 H.O.T' 흰색 풍선, 젝스키스의 팬덤 'D.S.F'(현 옐로우키스)의 노란색 풍성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사실 출연자 라인업이 예전 같지는 못하다. K팝이 한류의 선봉장이 돼 해외로 뻗어나가면서 각 팀마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해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SM엔터테인먼트(레드벨벳·NCT 드림), JYP엔터테인먼트(엔믹스) 등 굵직한 그룹들이 함께 해주면서 구색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올해 드림콘서트는 자신들의 '최애'(最愛)뿐만 아니라 K팝 전체를 응원하는 의미도 컸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가요계가 위축됐던 만큼, 타 팬덤과 연대하며 서로 응원한 것이다. 실제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이 아니더라도 박수 소리가 컸다.

시즈니라고 밝힌 20대 초반의 팬은 "최근 4세대 K팝 팀들이 많이 나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활동을 못한 거 같아 팬들이 많이 아쉬워 하더라. 드림콘서트처럼 그룹들이 많이 나오는 무대가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장 구석구석엔 저마다 좋아하는 가수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큼직하게 걸렸다. 매 무대마다 떼창이 울려퍼졌지만 팬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하루 종일 흐렸던 만큼,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K팝 공연이었고, 동시간대 잠실 야구장에서 두산 대 KT의 경기가 열려 잠실 일대는 복잡복잡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측은 공연장 안팎의 방역·안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경호·안전·안내 요원을 대폭 늘렸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임백운 회장은 "그동안 위축됐던 우리나라 공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가슴 졸이며 '드림콘서트'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전 세계의 K팝 팬 여러분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뜻깊고 오래도록 남는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