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남긴 교훈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취재수첩
6·1 지방선거가 남긴 교훈
김진영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2. 06.07(화) 17:00
  • 김진영 기자
김진영 기자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4년간 지역 살림살이를 이끌어갈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이 결정됐다. 지역 교육을 이끌 교육감도 선출됐다.

텃밭인 광주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했다. 전남 역시 김영록 전남도지사 후보를 비롯해 22개 시·군 중 15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단체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웃을 수 없는 결과였다. 광주는 지역 투표율이 37.7%로 전국 최저, 역대 선거 중에서도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역민들의 반발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전남 역시 민주당의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 파행으로 7곳의 기초단체장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현역 단체장들이 경선 불복이후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민주당에게 뼈아픈 결과를 가져다 줬다.

반면 여당은 선거에서 참패했지만, 대선에 이어 역대 최고 득표율을 보여주며 호남 민심을 흔들었다. 광주에선 27년 만에 국민의힘 비례대표 광역의원을 배출했다. 전남도 광역·기초의회 비례 의석을 각각 1개씩 차지했다. 결과는 자명하다. 민주당은 이겼지만 울었고 국민의힘은 졌지만 웃었다.

아직 변한 것은 없다. 광역·기초의회는 민주당 일색으로 구성된 상태다. 광주·전남은 여전히 민주당 텃밭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웃을 수 없는 것은 민주당 텃밭 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어서다. 지역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제대로 변신하지 못하면 2년 뒤 총선 땐 텃밭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책임지는 모습을 안 보인 데다, 선거 기간 내내 호남 공천 잡음과 집안싸움에만 몰두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선거가 끝났지만 이제부터 해야 할 일도 산적해 있다. 우선 선거 과정에 빚어진 갈등과 반목을 씻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혼탁했다. 정책이 실종되고 후보 간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네거티브가 판을 쳤다.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이런 반목과 갈등을 씻어내고 오로지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새로 탄생한 민선 8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능력과 도덕성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 변화를 바라는 지역 민심을 외면할 때,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면 매서운 회초리를 들고 심판의 칼날을 들이댄다는 유권자들의 엄중한 경고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