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뭉치니 "광주 내지천 등 실개천 깨끗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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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민·관 뭉치니 "광주 내지천 등 실개천 깨끗해졌네"
광주 동구·수자원공사·환경운동연합·내지천도랑지킴이 ‘협력’|| 2급수 회복· 20% 수질개선 ||참붕어·버들치·다슬기 등장 ||“소규모 하천 정화·복원해야”
  • 입력 : 2022. 01.03(월) 11:02
  • 조진용 기자

광주 도심 소규모 하천인 내지천과 실개천이 깨끗한 모습을 되찾아 '깜짝 변신'에 성공했다. 하천 인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각 분야 전문기관이 '원팀'으로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다른 하천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정화사업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관 뭉쳤더니 내지천 자연성 회복

지난해 5월~12월 동구가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 광주환경운동연합, 내지천도랑지킴이 와 각자 역할분담을 맡아 '지역주민 참여형 내지천 도랑살리기사업'을 진행했다. 사업 결과 1급수종 물고기 버들치가 살고 있을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도심 끝자락에 위치한 내지천이 깨끗했던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오염됐던 내지천에 1급 수종 물고기 버들치가 살고 있을 정도로 수질이 회복됐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 위치한 내지천은 내지제에서 발원해 내지마을을 통과 후 남계마을 인근에서 영산강 지류인 광주천으로 유입되는 1.8㎞구간이다.

이 하천은 한때 빨래와 목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지만 마을 오수와 주변 농경지에서 발생되는 쓰레기가 하천으로 유입돼 관리가 취약한 곳이다.

중상류 구간에는 5000㎡규모 도시농업 체험공간(주말농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별도의 정화처리시설이 없어 강우 시 농장 비점오염원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염까지 더해졌다.

하류인 영산강은 부영양화가 심해 매년 녹조 발생 등 고질적인 수질문제를 겪고 있는 구간이다.

동구는 내지천 일대가 광주천부터 내지제까지 3㎞구간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고 하류에는 10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을 것으로 판단, 내지천 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 위치한 내지천. 과거 빨래와 목욕이 가능할 정도로 깨끗했지만 마을오수 유입등으로 수질이 악화됐다. 광주 동구 제공

동구는 지난해 5월~12월 사업 진행을 위한 관련기관 협의, 사업부지 민원·인허가 업무, 예산 등을 지원해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 △광주환경운동연합 △ 내지천도랑지킴이 와 각자 역할분담을 맡아 '지역주민 참여형 내지천 도랑살리기사업'을 진행했다.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은 내지천 도랑 정화 및 복원 계획 수립·시행, 도랑 물길정비(식생 정비·폐기물 처리), 사업 전·후 수질 조사를 시행(2회)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전문가 자문, 내지천 도랑지킴이 교육(11회), 인근 초등학교 대상 내지천 수생태계 교육(4회)을 진행했다.

내지천도랑지킴이는 내지천 인근 진아리채 아파트(동구 내남동)와 내지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15명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일상생활 속에서 쓰레기 수거와 유해식물 등을 제거하며 꽃창포 1280본을 집중 식재했다. 꽃창포는 일반 수생식물에 비해 수질 정화 능력이 5배 뛰어난 식물이다.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 광주환경운동연합, 내지천도랑지킴이 들이 머리를 맞대 행동으로 실천한 결과 내지천에는 참붕어, 버들치, 다슬기 등이 나타났고 수질등급 1급수(최상)~5급수(최하위) 중 2 급수 수질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과거 실개천 수질환경 회복 시켰던 경험 바탕

동구가 내지천을 깨끗한 수질 생태계로 회복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5월~12월 '지역주민 참여형 소태천 도랑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광주 동구 소태동에 위치한 총 2.7㎞ 길이의 소태천은 소태제에서 발원해 영산강 지류인

광주 동구 소태동에 위치한 총 2.7㎞ 길이의 소태천. 인근 경작지에서 발생되는 영농폐기물과 과다한 비료(농약) 사용, 외래식물 번식 등으로 인해 미관 저해와 악취가 발생되는 하천으로 변해버렸다.광주 동구 제공

광주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이다. 도심지역 하천임에도 최근 두꺼비와 도롱뇽 등이 발견(상류지역)돼 생태학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구역이다.

하지만 인근 경작지에서 발생되는 영농폐기물과 과다 비료(농약) 사용, 복개 구간에서 다량 유입되는 마을 오수 등으로 하류지역에는 악취가 발생하는 하천으로 변해버렸다.

동구는 내지천 사업과 마찬가지로 관련기관 협의, 사업부지 민원·인허가 업무, 예산 등을 지원하며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사업후 수질검사 2회 시행·정화복원 계획 수립) △광주녹색연합(생태조사 시행·도랑보전 교육) △ 소태천도랑지킴이(오염감시·꽃창포 1000본 식재)와 각자 역할분담을 맡아 사업을 전개했다.

이 기관들이 소태천 도랑 살리기에 참여한 결과 상류에서 유입된 물이 광주천 합류부인 하류까지 흘러가면서 상류 유입부 지점과 최종 하류지역 하천 수질 개선율(자정능력)이 사업 전(3월)보다 사업 후(11월) 평균 21.2% 향상돼 깨끗한 수질환경을 유지하는 소태천으로 변신했다.

소태제에서 발원해 영산강 지류인 광주천으로 유입되는 소태천. 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사업후 수질검사 2회 시행·정화복원 계획 수립), 광주녹색연합(생태조사 시행·도랑보전 교육) , 소태천도랑지킴이(오염감시·꽃창포 1000본 식재)와 각자 역할분담을 맡아 수질을 회복시켰다. 광주 동구 제공

동구는 내지천과 소태천을 지속 관리하며 다른 실개천도 정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수희 광주 동구 기후환경과장은 "하류 구간인 영산강은 매년 녹조 발생 등 고질적인 수질문제를 겪고 있는 구간이다. 오염 부하를 줄이기 위해 발원지 중 상류구간인 소태천·내지천 수질 건강성 회복이 중요하다"며 "소태천·내지천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다른 소규모 하천(실개천)도 수질을 정화시키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실개천도 수질환경 개선 시도를

내지천과 소태천 수질환경이 개선될 수 있었던 데는 각 기관의 전문성의 역할이 컸다. 환경전문가들은 다른 실개천도 수질 생태계 정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소태천과 내지천은 하수관 준설로 오수 유입을 방지하고 물길과 여울이 조성되면서 자연스레 도랑이 복원됨에 따라 어도까지 조성됐다"며 "다른 실개천도 정상적으로 흘러야 물길이 형성되고 도심 열섬현상도 예방하기 때문에 소규모 하천(실개천)을 정화·복원하는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질 생태계 복원뿐 아니라 도시미관 정비(도시재생)를 위해 시민의 목소리를 귀기울여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일본 후쿠오카의 경우 도심하천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민의견을 수렴해 진행한 사례가 있다"며 "내지천과 소태천 외에도 다른 실개천 정화 사업을 벌일 때도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