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대표 보양식 명성… 몸에 좋은건 다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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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대표 보양식 명성… 몸에 좋은건 다 들었네
'빵탕순례단'(BTS) 남도 명물빵·탕 전국구로 키우자 ⑧ 장흥 '불금탕'||개발부터 특허까지 ‘불금탕 1번지’ ||한우·전복·버섯 등 보양식 재료 가득||지역 넘어 전국 프렌차이즈화 목표||“미식·레저·관광의 고장 만들 계획”
  • 입력 : 2021. 08.10(화) 12:49
  • 최원우 기자

"장흥서 불금탕 드시고 불타는 금요일을 보낸 뒤 토요일에도 즐겁게 놀다가세요"

광주에서 출발해 약 1시간 정도 달리다보면 화순을 지나 '흥이 시작되는 곳 장흥'이라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국흥, 문흥, 여흥, 감흥을 주제로 흥이 넘치는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장흥에 들어섰다. 장흥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에는 다른 지역에선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바로 '불금탕'이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을 둘러보니 '불금탕'이라 큼지막하게 쓰여진 가게가 눈에 띈다. 엄청난 노력을 통해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는 불금탕은 원조 '불금탕 1번지'라는 자부심과 함께 가게 상호마저 불금탕이 됐다. '불금탕(옛 오리랑닭이랑)'이라는 가게 문을 여니 한 사장님의 미소가 장흥 토요시장을 언제나 눈부시게 밝히고 있다. 불금탕을 운영하는 김은주(44) 대표다.

'손님들께 최상의 요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초심을 유지 중인 김 대표는 불금탕을 장흥 대표음식을 넘어 전국 프렌차이즈화를 꿈꾼다.

불금탕 한상 차림.

●'불금탕' 몸에 좋은 약초 가득

금강산도 식후경. 지역을 둘러보려면 그 지역의 음식이 중요한 만큼, 특별한 날 가족들과 함께 맛보거나 중요한 모임 등에 적절해 입소문을 타며 장흥의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은 '불금탕'. 특히 외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아 어느덧 장흥을 대표하는 일품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금탕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황칠나무와 엄나무 등 약 10가지 한약재를 끓여낸 특별 육수에는 장흥한우부터 문어(낙지), 전복, 소라 등과 황금팽이버섯, 만가닥 버섯, 백목이버섯 등 온갖 보양식 재료가 들어있다. 재료만으로도 전골냄비를 가득 채운 불금탕은 비주얼만 봐도 군침이 돋는다.

탕이 끓기까지 5분 지나면 장흥한우와 각종 해산물에서 나온 육수와 버섯의 향이 더해져 무엇을 먼저 먹어야 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사용된 재료가 많다고 해서 먹는 순서가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하게 먹는 순서는 없지만, 탕이 완성되면 김 대표가 먹기 좋게 손질해 주는 대로, 해산물의 경우 문어, 전복, 소라 순으로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탓에 탕의 건더기만 먹어도 힘이 나지만, 전라도 인심은 탕에서 끝나면 섭섭하다. 탕을 다 먹어갈 때 쯤이면 재료들이 녹아든 탕 국물에 죽까지 만들어준다. 여름이나 기력이 딸릴 때 불금탕을 먹고나면 힘이 솟는다. 장흥을 대표하는 보양탕인 이유다.

김 대표는 "불금탕은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 지역민들의 음식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지역민들보다 장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장흥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장흥한우를 비롯해 여러 보양식 재료가 들어가다보니 관광손님들도 타지역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 더 맛있어 하고 기억해주고 있다. 여름철이면 기력을 충전하고자 서울 등 먼 곳에서도 직접 가게를 찾는 단골이 생겨날 정도다"고 말했다.

● 장흥 대표음식을 내 손으로

불금탕은 장흥 대표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일념으로 만들어졌다. 그가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특허까지 낸 불금탕은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어 더욱 특별하다.

김 대표는 "강진에서 판매하는 해신탕을 판매하던 중 왜 굳이 장흥에서 다른 지역 대표음식을 판매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며 "'장흥만의', '장흥과 관련된' 음식을 만들어 장흥을 대표하는 보양 음식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만으로 불금탕 개발을 시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장흥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지만, 불금탕을 개발하기 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 않았다.

장흥만의 음식이다보니 장흥에서 유명한 장흥한우를 사용하고 싶었다. 보양식에 어울리는 각종 해산물과 버섯을 요리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비린 맛을 잡고, 누구나 좋아할만한 육수의 맛을 내기 위해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다.

여기에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하고 싶다는 김 대표의 고집으로 재료 수급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해산물의 경우 생물이다보니 장흥에서 나올때가 있고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문어나 낙지의 경우 장흥이 아닌 고흥까지 직접 사러다녔다"며 "유통체계가 잡히기 전까지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날 매일 새벽마다 다른 지역까지 발품을 판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상표 등록에서도 탕의 이름을 바꿔야만 했다. 불금탕은 원래 탕을 먹고 힘이 불끈 쏟아라는 의미로 불끈탕으로 만들어다. 하지만 상표등록 당시 불끈은이라는 이름은 사용할 수 없었고 새로운 이름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던 중 장흥시장이 토요시장인 만큼, '불금' 불타는 금요일에 즐겁게 먹고 토요시장도 놀러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름을 지었다"며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우리가 아는 그 불금의 불금인가요?라며 물으며 재밌어 하신다. 불금이라고 짓길 잘한거 같다"고 말했다.

불금탕 개발해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김은주(44) 대표.

● 장흥을 넘어 전국으로

김 대표는 개발부터 판매까지 홀로하고 있는 불금탕을 장흥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보양식 프렌차이즈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홍보와 입소문을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가게를 찾고 있지만, 매번 먹으러 오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손님이 줄자 전국을 대상으로로 판매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김 대표는 "불금탕을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다양한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상황이지만, 가게에서만 맛을 볼 수 있어 지역에서 찾은 손님들이 자기 지역에도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요즘은 포장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많아 전국 프렌차이즈를 하면 장흥도 알리고 불금탕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입소문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홍보도 필요하지만, 코로나 상황이다보니 홍보보단 지인들을 통한 입소문이 더 많은 손님을 불러들이는 것 같다"며 "이 부분에 있어 장흥군에서도 장흥 지역민이 아닌 타지역 사람들을 만날 때 불금탕에 대해 자주 소개한다면 지역 대표음식으로 자리잡는데 조금 더 빠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장흥군도 장흥에서 개발돼 지역 대표음식의 자리까지 오른 불금탕을 장흥 대표 관광지와 함께 홍보할 계획이다.

최용담 기획홍보실 팀장은 "장흥군의 경우 음식과 관광을 연계해 홍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불금탕은 한우, 수산물, 황칠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 몸 보신에 적합하고 장흥토요시장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맛과 관광의 키워드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금탕의 맛과 토요시장을 비롯한 장흥의 여러 관광지를 알려 장흥을 미식과 레저와 관광의 고장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