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규호> 끊이지 않는 재범… '출소자 사회적응' 국민적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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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규호> 끊이지 않는 재범… '출소자 사회적응' 국민적 관심을
이규호 유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전 한국법무보호복지학회장
  • 입력 : 2021. 07.25(일) 14:45
  • 편집에디터
이규호 유원대 교수
출소자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먼저 스쳐갈까. 아마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터다. 일반적으로 범죄자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은 '두려움'이나 '혐오'일 가능성이 크다. 2020년 통계청의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시민들이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요소 중 2위가 범죄 발생(43.9%)이었다. 국가안보나 환경오염보다 높은 순위다. 좀처럼 줄지 않는 출소자 재복역률(2020년 25.2%)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배제만이 능사가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수감기간 동안 참회와 반성의 시간을 갖고 각종 교정·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왜 또다시 범죄의 굴레에 빠지는 걸까. 출소자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그 이유를 금세 알게 된다. 출소자 신분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전 삶과는 모든 게 달라져 있음을 실감한다. 출소자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고 취업이 돼도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교도소 내에서 취득한 각종 자격증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기다린 가족들은 생활고에 시달려 지칠 대로 지쳐 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대부분의 출소자 가족들은 돌아온 아버지(또는 어머니)와 어떻게 지내야할 지 막막해 한다. 가족관계 뿐 아니라 모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출소자들이 출소 했지만 여전히 독방에 갇힌 것 같은 고립감을 느낀다고 한다. 총체적 난국이다.

밥벌이도 힘들고 마음 둘 곳도 없다. 이 대목에서 범죄자들이기에 힘들게 사는게 마땅하고 그것이야말로 완전히 죗값을 치르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금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 준다면 범죄와 손잡지 않고 180도 다른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출소자 및 가족 지원 활동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공단은 법무부 산하 재범방지 전문기관으로 출소자와 보호관찰대상자 등에게 생활지원, 취업지원, 가족지원, 상담지원 등 다양한 법무보호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적인 복지서비스 지원을 통해 출소자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궁극적으로 재범방지까지 기여하고 있다. 공단의 도움을 받은 대상자들의 재범률은 1% 내외로 그 효과가 입증됐다.

그러나 공단의 인력과 예산에 한계가 있어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여전히 남아 있다. 때문에 출소자 지원과 보호 활동에 뜻을 같이 하는 지역사회의 참여가 절실하다. 출소자 문제는 단순히 출소자 개인의 이슈가 아니며 사회적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런 부분이 이뤄질 때 비로소 혐오와 배제를 넘어 포용과 용서의 선진사회로 나아가게 된다.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출소자의 재범률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대책임은 물론이다. 이솝우화의 '바람과 해님의 이야기'에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한 것은 매서운 바람이 아닌 해님의 따스한 온기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