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초대석>이필수 제 41대 대한의사협회장 "국민과 의사 함께 만족하는 의료 환경 조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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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초대석
전일초대석>이필수 제 41대 대한의사협회장 "국민과 의사 함께 만족하는 의료 환경 조성할 것"
의협 최초 결선투표… 명실상부 과반수 득표에 의미||수가협상단장, 총선기획단장 등 합리적 ‘협상 전문가’||“만성적인 저수가 급여·부담 적정 체제로 전환해야”||정의로운 의료제도 확립·필수의료 중심의 역량 강화
  • 입력 : 2021. 04.08(목) 11:16
  • 곽지혜 기자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되어서는 전남을 포함한 모든 지역과 의사 직역을 아우르는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지속 가능하고 바람직한 의료 정책 추진 및 대국민 봉사에도 힘을 써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사 집단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나건호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선택은 '강경파'가 아닌 '온건파'였다.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이필수 전남도의사회장이 당선됐다.

지난 40대 의협 집행부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한 동시에 건강보험 수가 협상 단장과 21대 국회 총선기획단장으로도 활약하며 정부 및 국회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 당선인은 '소통'이 되는 의협회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앞선 집행부가 정부 투쟁에 무게를 뒀던 것과는 달리 이 당선인은 지난 투쟁에 대한 합리적인 협상으로 의사회의 권익을 바로 세우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달 열린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당당히 당선됐다. 소감은.

 △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최초로 결선투표가 실시된 투표였다. 과거 직선제로 치러진 의협회장 선거에서 단 한 번의 투표로 회장이 결정되면서 총 투표수의 30% 이하의 득표율로 회장이 결정됨으로 인해 대표성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논란을 불식시키고 명실상부한 과반수 득표를 얻는 회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지난 2000년 이후 계속되어온 '의협의 투쟁 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부정적 평가와 더불어 향후 의협의 위원회 사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결과였다고 본다.

 실제 지난해 의협신문에서 선거 관련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 중 53.6%(1위)가 의협회장으로 '협상가' 타입을 꼽았다. 의료 4대 악법 저지 투쟁 이후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심하며 새로운 의협회장은 지난해 투쟁의 성과를 따낼 합리적 협상가를 원했다고 생각한다.

 -포부도 궁금하다.

 △ 단지 의사의 권익 보호만이 아니라 국민건강과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의협회장직을 수행해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료인상을 세우는 데 힘쓸 계획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고령화와 저출산, 4차산업혁명, AI 상용화 등 보건의료체계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이슈들이 도래해 있다. 그러한 가운데 의협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미시적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가 어떻게 건강한 삶을 살 것이며 이를 위해 의료인과 의료체계는 어떻게 설계되고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집중해 회무를 수행할 것이다.

 - 회장직에 도전하면서 '의료를 바꿀 힘, 품위 있고 당당한 의협회장'을 메인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의미는.

 △ 전문인인 의사들의 의견이 국가 보건 의료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잘못된 흐름을 바꾸어내고 다시금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내건 것이었다.

 우리나라 의료 실정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국민과 의사들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의료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 해내고 싶은 공약은.

 △ 지난 2016년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A대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78%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저수가 체제에서 의료기관들은 생존을 위해 박리다매식 진료를 하거나 비급여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의사는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국민들은 의료서비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가장 먼저 '저수가·저급여·저부담'의 건강보험수가 프레임을 '적정수가·적정급·적정부담'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을 선진국 수준인 30% 이상 부담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 관철하겠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은 국민건강보험법에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하도록 되어 있으나 그동안 실제 정부지원금 규모는 2014년 15.3%, 2016년 15.0%, 2018년 13.2%, 2020년 14%로 법으로 정하고 있는 금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2년 12월에 국고지원 한시법이 종료된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국고지원액을 선진국 수준인 예상 보험료 수입액의 30% 이상으로 명문화하도록 하겠다.

 - 코로나19 의료계 현안 및 해결책은.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과목의 운영은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또 의료취약지역의 민간병원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방역·진단 등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잘못된 공공의료정책으로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는 등 지역 중소 병원들의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의협이 중심이 되어 직접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 진료 수입이 급감한 과목 중심으로 매출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우선 마련하겠다.

 - 대정부 대국회 협상 테이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저를 많은 분들이 '온건파'라고 생각하는 하는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순한 사람이 화내면 더 무섭다'는 속담이 있다. 결코 정부 의도대로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은 그동안 의협의 편향된 정치성향에서 탈피해 오직 회원과 국민건강만을 바라보고 회무를 할 계획이다. 대정부 대국회 협상도 여야당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수행하겠다.

 일단은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만나서 머리를 마주하고 대화하며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

 -공공의대, 의대정원 확대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대응책은 무엇인가.

 △ 의정협의체는 단지 공공의대 설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의료계의 중대 사안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이전에 의정협의체에서 '공공의대' 등의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안정화의 기준'은 의정간 협의에 의해 정하기로 하고 있는 바 역학 및 치료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화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감염병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기준이 정해지면 그 기준에 따르는 것이 맞다.

 의정협의체 운영 방안은 정부와 의료계가 대등한 입장에서 국민보건과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으며 41대 의협이 정식으로 출범하면 의정협의체를 정례화해 주요한 보건의료 의제를 논의하는 회의체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농어촌 의료 취약지에 대한 대책은.

 △ 전남을 비롯한 농어촌 지역을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인해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의료서비스 취약의 문제는 단지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를 포함한 좀 더 포괄적 접근을 해야 한다.

 우선 농촌지역의료 개선을 위해서는 도농간 건강 격차를 최소화를 목표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시·도단위가 아닌 광역화해 광역응급헬기 등의 운영으로 도농간 격차 해소 및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

 또 기존 농촌지역 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농촌 및 도서 지역 가산 수가제(정부 또는 지자체 예산으로)를 도입해 지역의료 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고향인 전라남도 의사회 회장으로서 우리 의사 회원들과 지역민들께 봉사할 수 있었던 경험은 소중하고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되어서는 전남을 포함한 모든 지역과 의사 직역을 아우르는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지속 가능하고 바람직한 의료 정책을 추진하고 대국민 봉사에도 힘을 써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사 집단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나건호 기자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나건호 기자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