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햇빛 없이도 채소 재배…영농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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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흙과 햇빛 없이도 채소 재배…영농 새바람"
청년농업의 희망가-손영국 ㈜위더스에프앤비 대표||무안 현경면 스마트팜 채소류 식물공장 준공||아파트식 6단 선반에서 LED·물 공급 '최첨단'||연간 66톤 생산…노지재배보다 생산성 40배
  • 입력 : 2020. 12.07(월) 16:09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손영국 ㈜위더스에프앤비 대표가 이달중 준공을 앞둔 무안현경의 스마트팜 채소 식물공장에서 재배된 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
햇빛도 흙도 없이 길러내는 농작물, 아파트처럼 층층이 공중에 매달고 오직 물과 영양분 만으로 길러낸다.

농민은 논·밭이 아닌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고, 실내에서 키우다 보니 남극 같은 극한의 날씨에도 365일 재배가 가능하다. 노지재배 대비 생산성이 40배에 달한다고 한다.

마치 '식물공장'같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미래농업의 모습이 전남에서도 처음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전남 청년창업농인 (주)위더스에프앤비 손영국 대표가 무안 현경면에서 이달 중 채소류 스마트팜 식물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미래농업은 첨단기술이 좌우"

"무안지역 농가는 양파에 너무 편중돼 있고, 날씨에 따라 채솟값이 들쑥날쑥하는 것을 해결하고자 스마트팜 식물공장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손영국 대표는 농촌진흥청의 '스마트팜 공모사업'에 선정, 국비 등 8억 8000만 원을 확보해 설비를 갖추고, 자비를 들여 폐교인 무안 현정면 남초등학교를 매입해 스마트팜 채소 식물공장을 현재 시험가동을 통해 농산물 수확에 나서고 있다.

손 대표는 폐교를 활용해 스마트팜 공장과 체험시설을 갖춘 식물공장은 전남에서 최초라고 자부했다. 그는 "농사 초보도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첨단 시스템을 통해 작업이 이뤄진다. 생산성과 편리성을 높인 신개념 식물공장이 우리 농업의 미래에 첨단 영농의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부했다.

손 대표가 초기 투자 부담이 큰데도 스마트팜에 도전한 데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한몫했다. 손 대표는 당초 교육사업을 통해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목포, 무안 남악 등에서 영어·수학학원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손 대표는 4년 전 학원사업을 과감히 접고 곧바로 양파 등을 이용한 건강즙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역 청년 농업인과 교류하다 보니 농촌에 청년들도 없고 양파를 하면 교육사업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가 4년 전 실행에 옮겼다. 현재 양파즙 사업을 통해 연간 1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후 양파를 하다 보니 농산물 수급에 큰 어려움이 따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팜에 최종 올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노지재배 대비 생산성 40배

손 대표의 식물공장은 기존의 농업 공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전망이다. 손 대표는 "스마트팜 공장은 흙과 햇빛이 없는 대신 온도 23도, 습도 70%로 기본 세팅이 돼 있다"면서 "햇빛 대신 LED 조명으로 작물에 알맞은 빛을 쪼여 주고 흙 대신 양액을 자동 시스템을 통해 작물에 영양분을 공급한다"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식물공장의 이점은 생산성을 꼽았다. 손 대표의 식물공장은 세로 6단으로 된 선반에서 채소를 기른다. 현재 손 대표의 식물공장 면적이 200평인 걸 감안하면 노지 5만 평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봤다. 식물공장 공급 에너지는 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100㎾) 등을 통해 공급된다. 식물공장 외에도 누구나 체험이 가능하도록 체험장도 갖추고 있다.

식물공장은 파종, 재배, 수확이 한공간에서 이뤄져 작업 효율성이 높다. 손 대표는 "한 곳에서 효율적으로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 환경에서 농작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인건비 90%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특히 "식물공장은 친환경·무농약· GAP 인증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장점과 함께 365일 연중 생산이 이뤄지며 파종부터 수확까지 4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하루 생산량이 210kg 정도인 걸 감안하면 연간 66톤 생산이 가능해 노지재배보다 생산성이 40배에 달한다"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노지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은 최상품도 있지만 균일한 상품이 나오기 힘들다. 반면 식물공장은 최상품만 일정하게 수확된다는 점은 굉장히 획기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식물공장 통해 새러드시장 '노크'

손 대표는 식물공장과 함께 샐러드 시장도 넘보고 있다. 이미 식물공장 옆에 샐러드 가공공장 설립도 나선다. 샐러드 가공공장이 내년에 들어서면 50~60명의 일자리 창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바질 등 30개 엽채류와 양파, 양배추 등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국내 샐러드 가공업계 1위인 팜에이트에 전량 납품할 계획이다. 이미 납품을 위해 손 대표가 운영하는 (주)위더스에프앤비와 무안군, 팜에이트 간 지역채소 납품을 위한 업무협약도 이미 체결했다.

손 대표는 "최근 샐러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하루 8만 박스의 샐러드를 생산, 연간 100억 원 규모로 팜 에이트로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대부분 스마트 팜에 대한 기대만큼,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간다는 고정관념 탓에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스마트팜"이라면서 "저도 폐교부지 매입 등으로만 무려 20억 원을 투자했다. 그만큼 리스크도 컸지만 공장 설립 전에 납품계약 등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고 정부기관 공모사업을 활용하면 자금 부담도 크게 덜었다"라고 했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