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28 알려 '달빛동맹' 상생 이끄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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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대구 2·28 알려 '달빛동맹' 상생 이끄는 청년들
전남대 명예총장학생 프로젝트 팀 '뿌듯'||2·28민주화운동 연계 교류·홍보… 협력·발전 도모||지역감정 타파·민주화정신 전국화 위한 연대 목표
  • 입력 : 2020. 01.09(목) 17:36
  • 오선우 기자

전남대학교 총장명예학생 프로젝트팀 '뿌듯'이 지난달 31일 대구 2·28기념문화회관을 방문하고 있다. 뿌듯 제공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광주정신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 다른 지역의 민주화운동을 홍보하고 청년교류를 활성화해 시간·장소를 초월한 미래세대의 연대를 목표로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전남대학교 명예총장학생 프로젝트팀 '뿌듯'이 그들이다.

'뿌듯'은 팀장 박준용(전남대 정치외교학과 2)씨를 중심으로 김하연(전남대 문헌정보학과 3), 박성준(전남대 자율전공학부 2), 박우지(전남대 국악학과 2), 조석민(전남대 건축학부 1), 조영곤(전남대 윤리교육과 1), 최희원(전남대 의류학과 1)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박준용 팀장은 "역사를 알리는 뿌듯한 활동을 하면서 뿌듯한 시민으로 성장해가자는 의미로 이름을 짓게 됐다"고 했다.

이들의 활동 주제는 대구2·28민주운동. 민주화운동의 본고장인 광주에 민주운동의 시초인 2·28을 알리고, 활발한 청년 교류를 통해 상생발전과 지역감정 타파를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 팀장은 "처음엔 5·18을 주제로 정하려고 했지만, 논의 끝에 민주화운동에 대한 아픔과 업적을 모두 가진 점을 들어 2·28을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28일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자유당 이승만 독재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항해 일어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반독재 민주화운동이다. 5·18뿐만 아니라 광주학생항일운동과도 그 의미가 맞닿아 있어 민주·정의라는 한 뿌리에서 자라나온 가지이다.

그러나 5·18에 비해 2·28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민주운동의 시초임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작고 하루 만에 끝났으며 희생자가 적다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있다.

팀원 박성준씨는 "2·28 사전인터뷰와 사례조사를 맡아 진행하면서 2·28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부족이 느껴져 안타까웠다.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잡는 계기도 됐다"고 했다.

한 경북대학교 연구원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기도 한 2·28을 단지 4·19의 한 과정으로서만 인식할 게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사건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고 이를 홍보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프로젝트 활동에 앞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대구를 찾아 2·28역사의 의미와 교훈 등을 탐구했다. 경북대를 찾아 사학과 교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함께 2·28기념중앙공원과 2·28기념문화회관을 비롯해 대구 시내 2·28사적지들을 탐방하며 60년 전 학생들의 외침을 몸소 느꼈다.

이 과정을 통해 '뿌듯'의 생각도 바뀌었다. 애초 홍보에 집중됐던 이들의 계획은 앞으로 더욱 많은 청년이 현대사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자는 방향으로 확대된 것이다.

우동기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은 "2·28의 본질은 미래와 청년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와 부정에 맞서 싸웠던 대구의 학생들처럼, '뿌듯' 팀도 대한민국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밝히는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뿌듯'은 먼저 홍보·교육 활동을 바탕으로 2·28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전남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2·28 알리기' 현장홍보활동을 진행했다. 지나가는 학생과 주민에게 2·28의 의미를 설명하는 팸플릿을 배포하고 선물을 나눠주며 홍보와 인식 개선에 나섰다.

9일에는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와 연계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2·28 알리기' 특강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2·28민주운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5·18과의 연계성 등을 알렸다.

이들은 홍보·교육에만 머무르지 않고 5·18과의 연계 등 장기적인 광주·대구지역 청년들의 협력을 꿈꾸고 있다. 기념재단·경북대 등과 접촉해 연계 프로그램, 교류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상생발전 모색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팀장은 "2·28의 상징은 횃불이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타오르는 횃불처럼, 광주 5·18과 대구 2·28이 상생발전하며 해묵은 지역감정을 타파하는 달빛동맹의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학교·지역을 초월하는 건강한 청년 연대를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전남대학교 총장명예학생 프로젝트팀 '뿌듯'이 9일 광주 남구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방문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28민주운동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뿌듯 제공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