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재난 위로”…안유성 명장의 따뜻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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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음식으로 재난 위로”…안유성 명장의 따뜻한 연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 유명세
연이은 국가적 참사에 음식 봉사
"봉사 원동력은 어머니의 가르침"
"참사 피해자들에 '응원 메시지'"
  • 입력 : 2025. 04.08(화) 19:00
  •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지난달 30일 대한민국 제16대 요리명장인 안유성 대표가 안동 산불 이재민 임시 숙소인 안동체육관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유성 명장 제공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로 유명세를 얻은 대한민국 제16대 요리명장인 안유성 가매 대표가 변함없는 선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안동 산불 이재민을 위해 전복죽 800인분을 만들어 직접 전달하는가 하면 지난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에게는 김밥·닭죽·떡국 등을 준비해 식사를 챙기기도 했다. 또 참사 현장 수습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과 경찰, 군, 과학수사관 등 관계자들을 위해 직접 끓인 나주곰탕 500인분을 전하는 등 음식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안 명장은 지난달 30일 안동 산불 이재민 임시 숙소인 안동체육관에 방문해 전복죽 800인분을 전달했다. 앞선 같은달 27일에도 김밥 500인분과 닭죽을 준비해 식사를 챙긴 바 있다.

안유성 명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 재해 등 문제가 생기면 남을 돕기 위해 하나로 뭉치는 DNA가 있는 것 같다”며 “저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고 재능이 요리니까 그 재능을 발휘해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경북 대형 산불 참사에 음식봉사를 나섰던 계기를 설명했다.

안 명장은 이어 “드시는 거라도 불편함 없이 드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전달했다. 처음에는 김밥 500줄, 전복죽의 경우 조혜경 전남 1호 명장과 함께 준비했다”며 “속이 따뜻하고 편한 음식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전복죽을 준비했는데 어르신들이 두 세 그릇씩 드실 만큼 이만한 음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안 명장의 선행은 이번 산불 참사에만 이뤄졌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지역의 아픔인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참사 다음 날인 30일 손수 만든 김밥 200인분을 들고 참사 유가족들에게 전달했고, 새해 첫날에는 떡국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1월 5일에는 현장 수습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과 경찰, 군, 과학수사관 등 관계자들을 위해 직접 끓인 나주곰탕 500인분을 전했다.

안 명장은 제주항공 참사 봉사와 관련해 “광주는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다. 지인도 유명을 달리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마치 당시의 상황은 5·18 때 어머님들이 시민군들을 위해 준비했던 ‘주먹밥’을 떠오르게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지역의 봉사자들은 돼지고기와 떡갈비, 김치 등을 준비해 왔고, 유명인들도 배식 봉사에 참여해 따뜻한 연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이처럼 안 명장이 손발 벗고 나서 ‘음식 봉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어머님의 철학과 25년 전 음식 재능기부로 느꼈던 ‘베품의 희열’을 꼽았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봤던 것이 식당을 하셨던 어머니의 선한 영향력이었다. 무슨 일을 하던 조금 더 베풀자는 어머니의 철학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25년 전에 처음 시작했던 음식봉사를 기억하면서, 겉멋이 아닌 진정한 봉사 정신을 배워 봉사의 기쁨을 느꼈다고 전했다.

안 명장은 “베풀면서 주는 마음의 희열, 그 희열을 요리하는 동료 요리사들과 느끼니 중단을 못하게 됐다”며 “처음 했던 봉사는 동료 요리사들과 장애인들에게 했던 봉사인데, 함께 서빙하고 부딛히면서 봉사자들과 장애인들이 헤어질 때 부둥켜 울고 헤어지지 않으려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봉사의 기쁨을 느꼈던 첫 순간을 전했다.

안 명장은 “음식은 힘든 분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와 같다”고 음식 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저희 식당에 찾아와 현장에서 먹었던 음식을 잊지 못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음식 전달을 해주며 음식 자체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참사를 겪은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이 응원해 주는 것, 그걸로 버텨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