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나광국>공명조(共命鳥)와 비익조(比翼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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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나광국>공명조(共命鳥)와 비익조(比翼鳥)
나광국 전남도의원
  • 입력 : 2025. 03.13(목) 17:37
나광국 전남도의원.
공명조와 비익조라는 상상의 동물이 있다. 공명조는 몸 하나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다. 두 머리가 먹이를 놓고 서로 경쟁하던 공명조는 한 머리가 다른 머리를 질투해 독을 먹고, 한 몸이라 결국 두 머리 모두 죽고 말았다. 한편, 비익조는 수컷과 암컷이 하나씩의 날개만 가졌다. 각자의 날개로는 날 수 없어서 둘의 날개가 짝을 이뤄야 하늘을 날 수 있다.

한 머리가 독을 먹고 공멸(共滅)한 공명조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을 두고 심화하는 지자체 간의 갈등을 상징하는 것 같다. 광주시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광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임시로 운항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마침내 이달 5일 행정부시장이 국토부를 방문해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건의서’를 전달했다.

광주시가 국제선 임시취항 추진을 강행하자 무안군 지역사회의 반발이 엄청났다. 군의회와 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추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국토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운항을 추진해 불필요한 지역갈등과 실익 없는 행정 낭비를 초래한 광주시를 비판하기도 했다.

광주시의 국제선 임시취항 노력의 배경엔 관광업계의 피해 극복이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폐쇄로 인해 560개 업체에서 약 2만명이 해외여행을 취소했으며, 이에 따른 매출 손실이 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관광업계 피해는 비단 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도의 668개 여행업체 예약도 96%나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주시가 비현실적인 광주공항의 임시취항을 추진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취항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국제선 운항의 기본 요건인 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서둘러 시스템을 갖춘다고 해도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보다 늦어지기 때문이다. 공항 운영과 관리의 주체인 국토부의 태도도 미온적이고, 전남도와 무안군 모두가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이지 못한 추진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잘 알면서도 국토부를 조르는 광주시가 답답할 따름이다.

한편, 지난달 26일 ‘전라남도의회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특별위원회’는 전남도 기획조정실, 건설교통국, 관광체육국 등 공항 활성화 관련 부서의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특위 위원장으로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 계획을 물었고, 전남도는 7월까지 활주로 연장, 항행안전시설 개선, 조류 충돌 방지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국토부, 한국공항공사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남도의회는 지난 3월 11일 제38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재개항을 위한 건의안을 채택했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특별위원회’ 또한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회의장, 국토부 장관, 전남도지사에게 무안국제공항 조기 정상화를 위한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제 광주시도 전남도의회, 전남도, 지역사회와 함께 안전한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재개항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남 및 광주 관광업계 모두 고사하기 직전인 상황에 가능하지도 않은 임시취항으로 떼를 쓰면 안 된다. 실익 없이 소모적이고, 갈등만 조장한 광주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명조는 먹이를 독차지하려다 결국 자신을 해쳤고, 비익조는 하늘을 날기 위해 서로가 협력했다. 전남도, 무안군, 광주시 모두 안전한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재개항과 신뢰 회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지역 관광업계가 활기를 되찾아 지역 경제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비익조가 되어 날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