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김장김치로 이웃에게 온기를 나눠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자치구
"추운 겨울, 김장김치로 이웃에게 온기를 나눠요"
광주 우산동서 '사랑의 김장나눔'
동네상인 김장재료 무상 기부도
나눔과정서 감사와 덕담 이어져
"어떤 이웃도 소외받지 않기를"
  • 입력 : 2024. 11.27(수) 18:30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27일 광주 북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최한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눔 행사’가 열렸다. 윤준명 기자
“우리 이웃들에게 전달될 김치니깐 더 정성을 들여야죠. 모두가 따뜻하게 올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광주 지역에 첫눈이 내린 27일 광주 북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산타 모자를 쓴 봉사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눈과 비가 뒤섞여 내리고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였지만, 봉사자들은 추위를 잊은 채 한 포기 한 포기 정성을 다해 김치를 담갔다.

북구 우산동 주민들은 북구가 추진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의 일환으로 이날 김장 나눔 봉사를 펼쳤다.

북구는 지난 2018년부터 관내 27개동 자생단체와 연계해 돌봄 이웃, 아동센터, 경로당 등 지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김장김치를 전달해오고 있다.

우산동 주민들은 이보다 앞선 2013년부터 자생센터가 중심이 돼 자발적으로 김장 나눔을 실천하며 이웃들에게 온기를 선물하고 있다.

매년 그래왔듯 이날도 우산동 주민들의 정성과 손길이 모여, 따뜻한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우산동 행정복지센터·부녀회·통장단·주민자치회 등 50여명이 일손을 보탰다. 김장행사의 취지를 듣고 말바우시장 등 동네 상인들이 김치 양념에 필요한 재료를 무상으로 기부하거나 구매한 만큼 덤을 얹어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져 훈훈함을 더했다.

앞서 이틀간 센터에 나와 김장배추 염장과 양념제조 등을 마친 봉사단은 이날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고, 완성된 김치를 이웃들에게 배부하는 과정까지 진행했다.

27일 광주 북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최한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눔 행사’가 열렸다. 봉사자들이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준명 기자
우산동행정복지센터 앞은 김장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의 활기로 가득 찼다. 길게 늘어진 테이블 앞에 고무장갑을 끼고 자리잡은 봉사자들은 얼굴과 옷소매 등에 양념이 튀는 것도 모른 채 정성을 담아 김치를 담갔다.

봉사자들은 김장과 포장 등 맡은 역할을 소화하는 데 여념이 없었고, 오래지 않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봉사자들은 이웃과 서로 안부를 나눴고, 행사장 여기저기서 웃음소리와 이야기꽃이 끊이지 않았다. 봉사자들은 김장 도중에도 간을 보기 위해 따로 빼둔 김치를 옆사람에게 먹여주며 서로를 격려해 힘을 북돋웠다.

2시간여동안 진행된 김장을 마친 후 봉사자들은 센터 회의실에 둘러앉아 김장김치와 함께 준비한 수육과 막걸리를 곁들이며 허기를 달랬다.

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이웃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선물할 수 있어 보람차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김장 봉사에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노순영(55)씨는 “매년 이맘 때면 이웃들에게 나눌 김장 준비를 위해 동네가 분주해진다”면서 “정성스레 담근 김치가 이웃들의 밥상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니 오늘의 추위를 모두 잊을만큼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꾸준히 김장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같은 날 오후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는 김장김치를 수령하기 위한 주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김치를 수령한 주민들은 봉사자와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센터 문을 나섰다.

27일 광주 북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최한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눔 행사’가 열렸다. 이세영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이 노인가구를 찾아 김장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는 봉사단이 직접 가구에 방문해 김치를 배부했다. 산타 모자를 쓴 봉사단이 벨을 누르고 정겹게 인사를 건네자 어르신들은 “날이 추운데 뭐하러 여기까지 찾아왔냐”고 미안함이 가득한 타박을 건네면서도 “얼른 들어와 따뜻한 곳에서 쉬었다 가라”며 따뜻한 차를 건넸다. 방문하는 가구마다 “매년 직접 담근 김치를 선물해줘 감사하다”거나 “날이 추운 데 감기 조심하고 건강하시라”는 감사인사와 덕담이 오고갔다.

이세영 우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이웃과 함께 정성을 담아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주민 간 끈끈하게 결속을 다지게 된 것 같아 뜻깊다”며 “특히 봉사자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가득 찬 선물이다. 우리 이웃 모두가 올겨울 따뜻하게 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희정 북구 우산동장은 “김장 나눔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주민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이번 김장 나눔행사는 지역 사회와 온정을 나누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우산동 행정복지센터는 어떤 이웃도 소외받지 않는 동네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이고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