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권범 부장 |
하정우가 맛깔스럽게 먹던 ‘김’은 홍조식물의 한 종류인 보라털과에 속해있는 해조류를 총칭한다. 김에는 단백질을 비롯해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섬유소, 카로틴 등이 다량 함유돼 있고, 소화도 잘 돼 영양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고려 충렬왕때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에는 신라시대부터 김을 먹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김을 양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조선시대 중기로 전해진다. 병자호란때 의병장을 지낸 김여익이 김 양식에 처음 성공해 그의 성을 따 김으로 명명했다는 말도 전해 내려온다. 김여익은 1640년 광양 태인도의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 양식하기 시작해 그 양식법을 널리 보급했다고 한다. 실제 광양에는 그가 처음으로 김을 양식한 ‘김 시식지’가 있다.
김은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 양식하는데, 보통 9월에 채묘해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물김을 채취하고 이를 네모 모양의 일정한 크기로 말려 마른 김을 생산한다. 전남은 김 주산지로, 진도와 해남, 고흥, 완도, 신안 등의 생산량이 전국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전남 김이 수출 전성시대를 맞았다. 올 들어 10월 말 현재까지 전남 김 수출액은 3억6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수산물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초로 3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남의 김 수출액은 2010년 1000만 달러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불과했지만, 올해 3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국 대비 36%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김 생산자와 가공업체, 수출기업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여기에 전남도가 신규 시장 개척 및 수출시장 다변화, 기업 지원과 혁신 품질관리 등 김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펼친 게 주효했다.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산업은 종자·생산·가공·수출 등 단계별 부가가치가 높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육상양식, 품종 개발 등을 통해 김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전남 김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