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은 일상이 됐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해양관측 사상 최장인 71일 동안 고수온 특보가 발효되면서 피해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9월 발간한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보고서’도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6년간 한국 해역의 연평균 수온이 0.7도 상승하며 전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어류양식 생산량도 8만 톤으로 전년대비 12.5%나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13년간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액도 전체 피해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종도 난류성으로 바뀌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 대표 어종인 고등어, 살오징어, 멸치 등이 줄어든 반면 난류 어종인 방어류와 전갱이류, 삼치류는 지난 40년간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오는 2050년대에는 삼치의 출현확률이 연중 증가하고 연안 정치망의 아열대성 어종 출현도 최고 30% 늘어날 것이라는 게 수산과학원의 예측이다. 올해 김과 전어 등 전남이 주산지인 어종의 작황이 최악으로 떨어진 것도 급격한 수온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고수온으로 어종이 변하고 어획량이 줄면 수산업은 큰 타격을 받는다. 정부와 국회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을 바꾸고 재난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어업인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고수온에 강한 양식 품종과 육상 양식을 상용화하는 등 양식업의 변화도 시급하다. 고수온이 가져온 피해는 수급불안과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