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수입차를 몰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달아난 김모(32)씨가 지난달 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상아 기자

새벽시간대 음주 상태로 광주 도심에서 마세라티를 몰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을 사상케 하고 도주해 구속 기소된 30대 운전자가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6일 404호 법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2)씨와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오모(33·구속기소)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김씨는 첫 재판이 열린 이날 오전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김씨의 법률대리인만 재판에 참석했다. 김씨는 앞서 진행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포기하고 출석하지 않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 재판부에 부적절한 인상을 남겨 본인에게 불리할 것이다”고 경고하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9월 24일 오전 3시 1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마세라티를 몰던 중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2명을 사상케 하고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와 동창 관계인 오씨는 김씨의 도피 과정에서 대포폰을 제공하고 이동 편의를 돕는 등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씨 측은 “범인 도피를 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지난해 결혼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도주의 우려도 없다”며 보석 신청 의사를 밝혔다.

검사 측은 범행 내용이 사법 방해 행위로 내용이 중대하고, 범인을 도피하게 하고 수사 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한 것으로 피고인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보석청구를 불허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법정에 나오지 않은 김씨에 대해 소환을 통보키로 하고 다음 재판을 22일 오전 재개해 사고 당시 증거 영상과 유족 측의 탄원 입장을 청취할 방침이다.

한편 광주경찰은 김씨와 김씨의 도피 행각을 도운 이들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대포차 운영업체 등에 대한 후속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