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형 상점가’ 늘어나는데 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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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골목형 상점가’ 늘어나는데 실효성은 ‘글쎄’
광주·전남 지자체별 24곳 지정
온누리 상품권·시설설비 지원
시민홍보·상인체감 부족 지적
지자체 “홍보 등 활성화 노력”
  • 입력 : 2024. 09.03(화) 18:32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3일 광주 최초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됐던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상점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준명 기자
광주·전남지역 지자체에서 침체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골목형 상점가’ 지정에 나서고 있다. 온누리 상품권 가맹과 시설 설비 지원 등을 통해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시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는 예산 투입과 홍보 등을 통해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골목 상권에 활기를 북돋고 지역 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자체 별로 ‘골목형 상점가’ 지정에 나서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2000㎡ 이내의 면적에 소상공인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된 상권 중 조례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지정하고 있다.

농어촌과 지방 도시 등의 경우 지역 여건과 점포 특성 등을 고려해 소상공인 점포 밀집 기준을 조례로 다르게 정하는 경우에는 점포 개수가 30개 이하인 구역도 지정 가능하다.

골목형 상점가에 지정되면 소비자가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하고,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 공모사업에도 참여 가능하다.

각 상권의 특색에 맞는 사업 추진을 통해 골목 상권을 홍보하고 고객을 유입, 소비를 촉진해 침체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취지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광주와 전남에는 골목형 상점가가 각각 15곳, 9곳 지정돼 있다.

기초단체별로 광주는 북구 9곳, 광산구 4곳, 남구 2곳이며 동구와 서구는 아직 지정된 상권이 없다. 전남에서는 무안 3곳, 강진·곡성·구례·나주·함평·해남 1곳 등이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북구의 경우 올해 안으로 관내 20곳 이상의 상권을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각 지자체에서 골목형 상점가 유치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비하다는 게 시민과 상인들의 반응이다.

특히 대부분의 시민은 골목형 상점가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으며, 체감하는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다.

장원준(22)씨는 “골목형 상점가가 무엇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 어떤 사업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상점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돼 있는 상권을 돌아보니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 표시가 있는 가게와 주차장 등 이용자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상인들은 골목형 상점가 지정 이후 혜택을 체감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광식(78)씨는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된 이후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한 고객이 단 1명뿐이었다”며 “시설 지원 등 혜택도 받아본 적이 없다. 개소 수 늘리기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순호(44)씨도 “간혹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며 “구청 관계자들이 상권 조사 등을 나오는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골목형 상점가 지정이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지자체는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시민과 상인들에게 홍보해 골목형 상점가 활성화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온누리 상품권의 경우 소비자에게만 혜택이 있어 일부 상권의 경우 가맹점 등록이 절반에 못 미치는 등 상인들의 참여가 저조한 부분이 있다”며 “중앙기관 등과 협조해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상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골목형 상점가에서 각종 지원 공모 사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일부 자부담금이 드는 경우도 있어 상인들의 응집력 또한 필요하다. 관련 예산 등을 투입해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홍보하는 등 골목형 상점가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