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 의원(왼쪽)과 강위원 더혁신 상임대표 |
30일 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강 대표와 양 의원의 선거 결과가 오는 8월4일 발표된다. 투표는 8월1~3일 권리당원 ARS와 4일 대의원 현장 투표로 진행된다.
공식적인 선거 유세 기간이 사실상 만 하루 남으면서 양 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양 의원은 이날 ‘광주청년 518명, 성비위 연루 강위원 후보 사퇴 요구’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 청년들이 강위원 후보의 성 비위·음주운전 등을 지적하며 시당위원장 후보로서 부적합하다고 목소리 냈다”고 전했다.
내용에는 강 대표의 △성추행 및 2차 가해 손해배상 1000만원 △5·18 당일 음주·무면허 운전 전력 △신뢰·도덕성 갖춘 시당위원장 필요성 등이 적혔다.
강 대표 선대본부는 이날 반박문을 내고 “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흑백선전이 난무하고 있다”며 “성범죄와 관련해 어떠한 형사처벌을 받은 적 없다. 또 5월18일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없다. 상대 후보에게 불리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당선을 막으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한 명예훼손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조처하겠다”며 “성비위 전력자·살인사건 연루자 및 5·18 무면허 음주운전자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과 이날 기자회견을 한 모든 이들에 대해 광주검찰청에 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청년들이 30일 광주시의회에서 ‘성 비위·음주운전 문제로 붉어진 강위원 시당위원장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부남 의원실 제공 |
시·구의원들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특정 후보를 공개하고, 후보의 공약과 투표방법 등을 안내한 뒤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문자 대상이 100명 이상이거나 개인이 보내지 못하면 후보 선거캠프에 자신의 연락처를 제공한 뒤 단체 문자를 발송할수 있도록 일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전날 “지방의원을 앞세워 조직적 ‘문자 폭탄’을 보내지 말라”며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신수정 광주시의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 의장은 전날 오후 6시께부터 ‘양부남 의원을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추천합니다’는 제목의 문자를 보냈다. 해당 문자에는 후보 지지 선언과 투표 방식 및 후보 공약이 소개됐다.
다음 날 문자를 확인한 일부 시의원들은 “의장직을 내세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의회 전체 의견으로 비춰질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공식 항의했다. 특히 시의회는 최근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민주당 내 의원 간 담합에 따른 문제로 재선거를 하는 등 홍역을 앓았던 터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수기(광산5) 시의원은 “의장은 개인이 아니라 시의회 대표다. 이런 사안은 가급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신 의장의 문자가) 모든 시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비춰질 수 있다. (양 의원 측의) 일방적인 문자라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의장도 당원이기에 당내 경선에서 누군가 선택하고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의원이 아닌 의장으로 문자 발송된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문자 발송은 후보 캠프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 선대본부 측은 “앞서 신 의장이 캠프에 방문, 문자 발송에 동의해 전날 웹 발신했다. 문자 비용도 의원 자비로 진행한 것”이라며 “당시에는 의원이었으나 그 사이 의장으로 직함이 바뀌어 문자도 그에 따랐다. 논란이 일 줄 몰랐다”고 밝혔다.
지방의원의 줄서기는 향후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스스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포기하고 민의 수렴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제의 폐해로 지목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의회 원 구성 과정에서 생긴 불신·반목이 채 해결되기도 전에 시당위원장으로 다시 한번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시민들은 ‘당 대표 선거보다 더 주목받는다’는 말을 한다. 긍정보다 부정적인 내용이 더 많다. 상호 비방 없이, 당원 중심으로 치러져야 할 선거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 후유증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저 깜깜할 뿐”이라고 걱정했다.
신수정 광주시의장이 지난 29일 보낸 ‘양부남 의원 지지선언’ 문자 내용. 독자 제공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