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26일 발표한 ‘최근 광주지역 주택시장 부진 요인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광주지역의 주택보급률은 105.2%로 6개 광역시 중 2번째로 높았다. 또 2023년 기준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81.5%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구 및 2인 이상 가구 수가 감소하고 있어 아파트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1인 가구 수는 증가했으나 1인 가구는 비아파트 주거시설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파트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주택이주 부담 증가도 주택시장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주택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공사원가 부담 증가, 분양가격 규제의 단계적 완화 등으로 분양가가 높게 형성돼 주택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고금리가 지속된 가운데 신규 분양가는 상승한 반면 기존 주택 거래는 감소하고 매매가격도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 처분 후 신규 주택으로 이전할 경우의 대출원리금 부담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주택매매가격과 전세보증금 간 차이가 확대된 것도 세입자들의 주택구입부담을 상승시켜 이주수요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시장 규모에 비해 건설업체 수가 많은 것도 주택시장 부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광주지역 건설업 GRDP 1000억원 당 건설업체 수는 322개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역 건설시장에 수도권 소재 건설사들도 참여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고정비 회수 및 영업지속 유인 등으로 많은 건설사들이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실증분석 결과, 건설업체 수의 증가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택공급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주택경기가 양호했던 2020~2021년 착공된 주택들이 이후 주택경기 하강에 따라 미분양 상태로 남게 되면서 주택시장에서 과잉공급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광주지역은 타 광역시보다 주택공급이 주택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주택시장 호황기에 공급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판단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지역 주택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완화될 수 있도록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경영개선이 어려운 건설사에 대한 업종전환 지원 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성은 양호하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등이 고려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구 및 가구 구조 변동에 따른 주거 수요 변화에 발맞춰 주택공급 행태를 바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와 같은 중대형 아파트 중심이 아닌 소형 아파트 또는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 비중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