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선수단이 지난달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북현대모터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시즌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
광주는 내년에도 3개 대회를 병행한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가 2월까지 이어지고 16강 진출 시 3월, 파이널 스테이지(8강 이상) 진출 시 4~5월까지 일정을 치른다.
또 ACLE와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의 영향으로 K리그1이 올해보다 약 2주 빠른 2월15일 개막하고, 코리아컵도 K리그1 구단들이 합류하는 3라운드가 4월 중순께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가 효율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K리그1 우승, ACLE 진출 등 거대한 목표보다는 파이널A 진출로 1부리그 잔류에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리그와 ACLE, 코리아컵을 모두 병행해야 하는 시기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세 개 대회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단 구성도 필수 과제다. 광주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총 수익의 70%로 70~8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올해 선수단 연봉 총액으로 알려진 약 120억원의 3분의 1이 감소된다.
자금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광주는 현재 허율과 이희균이 울산HDFC 이적이 확정됐고 박태준과 이건희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다. 정호연과 자시르 아사니, 최경록 등 주축 자원들도 시장에 나왔고 김진호와 변준수, 이민기 등 역시 이적설의 대상이다.
젊은 피 발굴도 절실하다. 정지훈과 안혁주, 문민서, 김윤호가 내년에도 22세 이하 의무 출전 제도에 해당되지만 네 명으로는 부족함이 있는 만큼 고교와 대학 무대에서 추가적인 자원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
신규 후원 유치도 필수 과제다. 광주는 현재 약 62억 규모의 자본금이 완전 잠식 상태이며 54억의 부채를 안고 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매각에 대해서도 고려했지만 기업 유치는 난항을 겪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약 20억원을 메꿔야 하는데 자금 마련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후원금이다.
현재 최대 후원사인 광주은행에 대한 설득도 필요하다. 올해 대구FC는 iM뱅크로부터 유니폼 광고 30억원과 경기장 명칭권 15억원 등 45억원, 강원FC는 강원랜드로부터 40억원을 확보했다. 광주FC는 광주은행으로부터 ACLE 진출에 따라 기존 10억원에서 30억원이 추가된 40억원을 받았지만 내년 후원 규모는 미정이다.
광주 구단과 광주시, 광주시의회가 삼박자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기싸움을 펼치며 ACLE 지원금 10억6900만원이 전액 삭감되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내년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같은 금액이 부활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광주 구단과 광주시, 광주시의회가 각기 다른 시선과 호흡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광주가 시도민구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탄탄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치 논리에 흔들리지 않는 구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