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폭설에 꽁꽁 묶인 광주·전남…눈길 사고 등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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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폭설에 꽁꽁 묶인 광주·전남…눈길 사고 등 속출
광주·전남 14개 시군에 많은 눈
누적 적설량 광산 14.4㎝ 기록
광주 버스 16개 노선 우회·단축
교통·낙상사고 49건 피해 접수
  • 입력 : 2024. 01.23(화) 18:24
  • 정성현·강주비 기자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전조등을 켠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전남에 이틀동안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곳곳에서 눈길 사고가 잇따랐고, 하늘길과 뱃길 운항에도 차질이 생겼다.

23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광주와 장성에는 대설경보가, 나주·담양·화순·장흥·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흑산면제외)·진도 등 전남 13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누적 적설량은 △광주 광산 14.4㎝ △장성 11.1㎝ △화순 이양 9.9㎝ △함평 월야 9.8㎝ △나주 8.9㎝ △진도 8.3㎝ △함평 7.3㎝ △진도 의신 7.1㎝ △영암 학산 6.8㎝ △영암 6.7㎝ △영광 5.9㎝ 등이다.

시민들은 밤새 내린 눈으로 출근길에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이들이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거리 곳곳에는 두꺼운 외투와 방한모자 등을 쓰고도 ‘춥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8시께 광주 동구 한 버스정류장서 만난 오숙자(65)씨는 “손녀를 돌보러 가는 길이다. 평소 같으면 직접 운전해서 갔을 텐데 오늘은 무서워 버스를 타고 간다”며 “추위도 추윈데 무슨 눈이 이렇게 오는지 모르겠다. 한겨울 때보다 더 많이 내린다. 손녀 집이 언덕인데 버스가 잘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날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들은 얼어붙은 도로 노면 사정 등으로 대부분 예정 시간보다 5~10분가량 늦었다. 지각 걱정에 초조해진 시민들은 애꿎은 ‘버스 앱’만 껐다 켜기를 반복했다. 출근시간대 광주에서는 시내버스 16개 노선이 우회·단축 운행됐다.

대학생 김소리(23)씨는 “방학을 맞아 토익학원을 등록했다. 버스가 안 와 수업에 늦을 것 같다”며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알았다면 조금 더 일찍 나왔을 텐데 후회된다. 택시도 안 잡혀 정말 큰일이다”고 다급해 했다.

광주 시내버스는 오후 2시까지도 7개 노선이 정상 운행되지 못했다.

일부 도로도 통제됐다. 전남에선 △목포 노적봉~유달산 △구례 성삼재 △화순 한천 오음~반곡 △화순 일심~동면 △진도 두목재 △진도 초평~송군 등 7개 도로 통행이 차단됐다. 내장산과 월출산, 다도해, 무등산국립공원의 입산 또한 제한됐다.
23일 오전 8시 광주 동구 한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현 기자
하늘길과 뱃길도 막혔다.

이날 광주공항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24편(출발·도착 각 12편)이 결항됐고, 김포행 4편(출발·도착 각 2편)도 끊겼다. 여수공항에선 제주행 4편과 김포행 1편이 결항됐다.

여객선은 △완도 9항로 16척 △목포 26항로 34척 △여수 6항로 7척 △고흥 3항로 3척 등 총 53항로 83척 중 44항로 60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소방당국에는 교통·낙상사고 등 폭설로 인한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광주·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눈이 시작된 전날 오후 7시34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송정역 앞 도로에서 정류장에 들어서던 시내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하차 중이던 또 다른 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등 승객 3명이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오후 6시23분께에는 곡성 평장삼거리 도로에서 금호타이어 통근버스가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23일 오전에는 광주 광산구 쌍암동과 담양 담양읍 등에서 차량이 눈길에 헛돌아 전복되는 등 사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광주 북구 두암동, 완도 등에선 보행자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낙상 사고도 이어졌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소방당국에 접수된 폭설 피해 신고는 31건(낙상 23건·교통사고 5건·고드름 제거 3건), 전남 18건(낙상 4건·교통사고 13건·고드름 제거 1건)으로 집계됐다.

눈은 24일까지 광주·전남 서부권에 5~15㎝, 많은 곳은 2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동부권에도 2~8㎝의 눈이 예보됐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쌓인 눈으로 인해 도로가 매우 미끄럽겠고, 내린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예상되니 교통 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23일 광주공항 대합실에 항공기 결항 안내가 표시돼 있다. 나건호 기자
정성현·강주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