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인재 동시육성 없인 청년 이탈 못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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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첨단기업·인재 동시육성 없인 청년 이탈 못막는다"
민선 8기 ‘지역 현안’ 점검 ① 청년이 머무는 광주 ||GGM ‘반쪽성공’ 사회적 임금 부족 ||근로자 “저임금에 복지수준 열악” ||첨단인력 육성해봐야 수도권행 ||“인재양성·기업유치 함께 이뤄져야”
  • 입력 : 2022. 07.04(월) 17:53
  • 최황지 기자
지난해 4월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열린 '상생의 일터 무재해 성공양산' 출범식 중 임직원들이 '상생의 일터' 상징 표지석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청년이 머무는 광주'를 만들기 위한 광주시의 바람은 요원하다. 지역 청년들의 '탈(脫) 광주'를 막기 위해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는 성공적인 생산라인 구축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지만 저임금을 보존하기 위한 주거·보육 등이 담긴 사회적 임금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이끌 인재 육성에도 '지방'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국 대학내 반도체 학과 신설 등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반도체 관련 대기업의 계약학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광주·전남은 2곳 뿐이고 이마저도 학생수를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오죽했으면 강기정 광주시장이 영·호남 '반도체동맹'을 통해 첨단 기술 인력 확충에 나서자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이 머물는 광주'는 강 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의 최대현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취임 후 첫 월요일에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와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연달아 방문했다. GGM은 광주형일자리 1호 사업이며,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등 미래차 부품 공장은 광주시가 추진중인 광주형일자리 시즌2다.

모두 광주시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 현장이다. 그러나 광주형일자리 시즌1인 GGM의 경우 캐스퍼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반쪽 성공'이 우려된다.

완성차를 출시한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사회적 임금 완성이 여전히 요원해서다. GGM은 지난 2019년 법인 설립 후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광주시가 21%, 현대차가 19% 등의 지분을 갖고 공동 출자했다. 동종업계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광주시 등이 주거·보육·의료 부문을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식이어서 '광주형일자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노사민정 합의 당시 광주시가 약속했던 복지 약속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이런 불만에 일부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타 시도로 떠나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 어플인 '블라인드'에는 GGM에 대한 성토가 이어진다. "급여가 적고 복지도 없는 데다 워라밸이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 "복지 생각하고 온다면 오지 않는 걸 추천한다" 등의 혹평이 주를 이룬다.

GGM 노동자들은 당초 최대 주 44시간 평균 연봉 3500만원에, 동종업계 임금 부족분은 사회적 임금인 약 700만원꼴로 보전 받기로 했으나, 현재 GGM 내부에서 받는 사회적 임금 부분은 1년에 약 160만원꼴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수혜자 비중이 적어 광주시가 좀 더 보편적 복지 혜택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GGM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엔 20~30대 노동자가 많으니까 주거비용 보전이 절실하다"며 "젊은층들은 집을 마련하는 것이 힘드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주거비 지원을 광주시가 약속했었다. 여러 이유로 주거비 지원이 불가능하면 임대주택 지원 사업도 고려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마저도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추진중인 AI 중심도시도 미래 먹거리 산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AI 인재들은 여전히 태부족이다. 전남대, 호남대 등에 AI 관련학과가 만들어져 있지만 신설된지 얼마 안된 상황이어서 졸업생 배출은 아직이다. AI와 관련된 연계산업화를 담을 시스템 반도체학과도 절실하다. 하지만 광주·전남에서 반도체 전문학과는 전남대와 목포대뿐이다.

문제는 인재육성에만 치우칠 경우 첨단인력의 이탈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육성과 기업유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양질의 일자리, 청년 유입이라는 효과를 거둘수 있어서다.

실제 광주시는 현장에 즉시 투입할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내 AI관련 기업이 부족하다 보니 양성인력들의 수도권 이탈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사관학교를 통해 인재육성에 나서는 것은 탁월한 전략이지만 졸업생들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여러 기업들이 광주에 있으면 수도권 유출도 적을 것이다"며 "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은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