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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51> 인간이 머물다 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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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51> 인간이 머물다 간 자리

게재 2021-11-11 16:16:42
박하선
박하선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머물다 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흔적을 남긴다.

일터도 그렇고, 잠 자리도 그렇고, 쉬어가는 자리도 그렇다.

하지만 어떠한 동물보다도 욕심이 많아서 인지

사람이 머물다 간 자리는 유난히도 요란하고 너저분하다.

특히 먹이를 먹고 난 자리가 더욱 그렇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우리 인간은 욕심많고, 나약하면서도 포악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그 먹이와 그걸 먹고 떠난 빈 자리다.

한 무리와 일을 하다가 때가 되어 식당에 들렸다.

별 생각 없이 이것 저것 주문해 맛있게 먹었다.

먹는 행위가 날마다 벌어지는 것이라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어느 틈에 배가 차오르니 우선 든든하다는 생각뿐이다.

이젠 또 자리를 옮겨서 커피라도 한 잔 해야 되는가 하면서 일어섰다.

뒤에 쳐져서 우리가 먹고 난 자리를 무심코 내려다 보게 되었다.

'아, 이게 뭔가!'

늘상 눈 앞에 전개되는 것이고,

그날이 유별나게 티가 나는 것도 아닌데도 야릇한 생각이 일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나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의 먹이는 왜 이리 까다롭고 사치스러운 것일까.

우리가 머물다 간 자리는 또 왜 이리 너저분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