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좌관의 치열했던 17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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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좌관의 치열했던 17년의 기록
  • 입력 : 2021. 10.28(목) 10:45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나는 보좌관이다. 굿웰스북스 제공

나는 보좌관이다

임현 | 굿웰스북스 | 1만5000원

철저하게 조연으로 사는 사람들, 외로울 시간도 슬퍼할 틈도 없는 사람들. 국회의원 보좌관을 이르는 말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무슨 일을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보좌관은 작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데 수십 건의 글을 써야 한다. 난생 처음 접하는 종류의 자료 조사에도 뛰어든다. 국회의원이나 정치계에 묶여 함께 욕을 먹고, 국민들에게 공감이나 동정을 받기도 한다. 집에 들어가기 어려울 만큼 바쁘면서도 '편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오해도 받는다.

하지만 보좌관의 역할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하다.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들도 수행부터 회계, 정책, 모금까지 셀 수 없이 많다.

17년을 보좌관으로 살아온 임현 씨가 '나는 보좌관이다'라는 에세이집을 내놨다. 저자가 보좌관으로 사는 동안 대통령이 3번 바뀌었고, 수십 수백 번의 국정감사, 위원회, 회의를 비롯한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보좌관으로서 살아온 동안의 치열함을 담아낸 기록이다. 어떻게 보좌관이 되었고 보좌관으로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물론 현장에 몸담으며 겪은 정치권의 말초신경, 그 최전선을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보좌관으로서의 희노애락과 비전까지 담았다. '보좌진으로 치열했던 삶의 기록이자 반성문, 좋은 보좌관이 되기 위한 제안서로 읽혔으면 한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그러다보니 보좌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공감과 위로를 얻을 것이고, 보좌관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이 업의 현실과 낭만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혹시 보좌관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보좌관은 단순한 직장인을 넘어 긍정적인 에너지와 사명감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는 책 속에서 지난 세월, 치열하게 싸워준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승진도, 정년도, 임기도 보장되지 않는 보좌관이라는 위치에서 누구도 '그렇다'라는 답을 장담할 수 없는 질문이다. 정치권에서 17년이 넘게 오가면서 치열한 세월을 보낸 저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 책은 사명감으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직업인의 일기이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한 남자의 고백이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