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김영집> 네거티브 위험과 필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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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김영집> 네거티브 위험과 필승론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 입력 : 2021. 08.11(수) 13:05
  • 편집에디터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이번 대통령선거 흐름에서 '필승론'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별하다. 요즘 서로 상대의 약점과 잘못을 공격해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경향이 횡횡한다. 이전 시대에는 상대에 대한 공격은 당연하지만, 필승론이 경쟁적으로 있었다. 지역등권론에 바탕한 DJP 연합, 4자 필승론, 이회창 이인제 대세론, 노무현 필승론, 이명박 경제대통령론 등이 그런 것들이었다.

필승론은 상대보다는 내가 더 유리하다, 승리 가능하다는 논리를 대중에게 신념으로 인식시켜 지지를 확보해 가는 정치과정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 필승론이 나오지 않고 상대 쓰러뜨리기에 골몰하는 것일까.

아마도 이번 여야후보들이 오랫동안 대통령을 준비해 오거나 경륜, 조직을 쌓아 온 후보들이라기보다 처음 나오거나 한 번 정도의 경험만을 가진 후보들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이 정통성을 입증받거나 강력한 뿌리가 없는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신선하지도 않다.

그러니 약점도 많고, 조금만 공격하면 흔들려서 곧 쓰러질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에 서로 쉬운 방법을 먼저 동원한다. 네거티브운동이 대세가 되는 이유다.

구조주의적 접근을 하지 않고 후보로만 본다면 야권의 후보들은 반문정서 말고는 너무나 취약하고, 여권의 후보들은 민주개혁의 정통성이 취약하다. 거기에 아직 검증이 덜 된 약점이 많아 질량 면에서 경량급으로 불안정성이 매우 크다.

물론 과거와 비교한 상대적 평가일 뿐 지금 후보들이 다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여야를 넘어 비전과 정책, 정체성이 뚜렷한 후보들도 있다.

그런데 지금의 추세대로 간다면 이번 여야경선과 본선은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벌이는 대선이 아니라 과거를 놓고 공박하며, 패거리 지어 이합집산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려가 크다. 국가나 지역정책을 설계하는 그랜드 디자인과 더불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들이 형편없는 수준이 될 것 같아서다.

급변하는 코로나 이후 세계질서에 대응하는 국가경쟁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비전과 정책은 나오지 않고 백신주사, 부동산 문제 공방 등 반문 쟁점만 요란한 실정이다.

지역 공약이나 정책제시도 기왕에 지자체들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더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호남공약이라고 말하는 것이 광주 인공지능, 전남 초강력 레이저, 호남 에너지 등 다 나온 것들 하겠다는 말들만 반복한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노무현대통령처럼 아시아문화수도, 서남해 대형개발 S, J프로젝트 정도의 무게가 있는 대형계획을 씽크탱크를 총 가동하여 제시하면 호남 민심은 응답할 것이다. 후보들이 감성적 구애만 요란하지 실은 성의도 없고 우습게 보는 것을 이제 호남인들도 냉철하게 질타해야 한다.

이렇게 가면 위험하다. '경량급 불안정성 네거티브 대선'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여야 정당 대표가 나서 스스로 미국형 후보중심 대선보다 유럽형 정당중심 대선구도를 조성할 때다.

이와 함께 지역시민사회 지자체 지역정당이 함께하는 시지정(市地 政) 플랫폼을 만들어 지역정책협약안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획기적인 지역 살길의 대안을 토론해 후보들을 검증하고 협약하는 새로운 대선 방식의 모범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플랫폼이 좋은 것은 개방참여, 집단지성, 유연한 정책개선이 수시로 가능하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후보 선거운동에만 빠져있지 말고 먼저 지역의 공통정책을 세우는데 앞장서는 것이 순서다.

자기 필승론 없이 승리한 사람이 드물다. 필승론은 싸움기술이 아니라 과학이 뒷받침된 논리고 전략이다. 앞으로 누구의 필승론이 맞는지 누가 지역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날카롭게 지켜보자.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