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한별> 민주시민의식 정립, 블라인드를 걷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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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한별> 민주시민의식 정립, 블라인드를 걷어야
김한별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주무관
  • 입력 : 2021. 07.21(수) 15:15
  • 최황지 기자
김한별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주무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blind(블라인드)'가 주목받고 있다. 가입 시 이름이나 나이, 성별, 전화번호 등 어떠한 개인정보도 요구하지 않아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현직 직장인으로부터 생생한 경험담을 얻기도 하고 업무 외에 여행, 건강, 취미 등 진솔한 정보공유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익명성에 지나치게 기대어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무자비한 인신공격 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악용된 익명성이 폭력성에 은밀한 자유를 부여한 셈이다.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의 자태는 비단 이곳에서만 보이는 문제가 아니다. 각종 SNS, 유튜브, 웹사이트 게시판과 커뮤니티에서는 크고 작은 화면 뒤에서 얼굴을 가린 채 표현의 자유를 거칠고 과격하게 만끽하다가 온라인에서의 설전이 오프라인에서의 법적대응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잔혹한 비난과 질타의 화살을 견디지 못한 피해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기도 한다. 열 손가락으로 펼쳤던 열렬한 소통의 장은 어느덧 분노의 장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우리가 성숙한 민주시민이었더라면 비인간적인 것은 배제하고 소통을 통해 갈등을 풀어 나갈 수 있는 더 나은 공동체 구성원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기초가 되는 과정 중 하나로 민주시민교육(民主市民敎育)을 둘 수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시민들이 급격히 변천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민주 사회를 이룩할 수 있도록 훌륭한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둔 교육'. 그렇다면 이러한 자질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을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시민‧사회단체 등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인 '주권자 교육'을 위해 정치, 선거의 중요함을 교육하여 내일의 민주시민 양성을 돕고 있다.

선거·정치 문화 개선 및 건전한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통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여 민주시민 토대를 강화하려는 데 목표를 두고 다양한 교육‧연수를 실시 중이다. 매년 여성정치참여연수,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대학생연수, 미래지도자 열린캠프, 다문화가족 연수 프로그램, 민주시민교육 강사양성과정 등 계층, 성별, 연령 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거연수원 홈페이지(https://www.civicedu.go.kr/)를 통해 과정별로 온라인 교육 신청이 가능하고 민주시민 교육소식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민주시민교육 담당기관으로서 관련 분야를 꾸준히 확장하여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련 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단편적, 일회성 교육이 아닌 모니터링을 통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적극적인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민주시민의식을 성장시켜 갈등은 아우르고 분노는 스스로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앞을 덮고 있는 블라인드를 스스로 걷고 나오기 위해서 적절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며 선거관리위원회는 학교 교육과 더불어 우리나라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더해진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이 더 나은 오늘을 겹겹이 쌓아 올려 밝게 빛나는 사회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해본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