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처구니 없는 철거 건물 붕괴로 대형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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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처구니 없는 철거 건물 붕괴로 대형 참사
광주 학동서 버스덮쳐 9명 사망
  • 입력 : 2021. 06.10(목) 16:41
  • 편집에디터

광주 동구에서 철거 현장의 5층 건물이 도로쪽으로 붕괴돼 승객을 태우기 위해 승강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22분께 동구 학동 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근린 생활시설 철거 현장 5층 건물이 도로쪽으로 쓰러져 승강장에 정차중이던 운림 54번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당했다.

이번 참사는 건물 철거 현장의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안전관리에 의한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다. 목격자들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5층 건물이 순식간에 갑자기 도로앞으로 쓰러져 시내버스를 덮치고 한동안 잔해 먼지가 구름처럼 덮쳐 순간 주변 현장을 식별할 수 없었다"는 증언에서 날벼락 같은 참변의 공포감이 느껴진다.

철거는 건물 5층부터 뒤쪽 잔해만 부셔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방식인데, 폐자재와 흙더미위에서 작업을 하던 굴삭기 무게를 지탱해줄 수평 하중이 무시됐고, 앞으로 쏠림을 방지할 안전장치도 없었다. 세워둔 가림막도 철거 현장의 보기 흉한 모습을 감춰주는 정도였지 건물 잔해를 막아줄 안전장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철거 현장이 도로와 인접했음에도 인도만 통제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최소화하지도 않았고, 공사 현장 인근의 버스 승강장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참사는 2년전 철거 현장 건물 붕괴로 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잠원동 사고 이후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 '안전'은 없었다.

당국은 공사 과정에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 지 여부 규명에 집중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할 것이다. 또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원인이 조속히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부상자 치료와 사고 수습 대책과 합동 장례식을 비롯한 장례절차 지원 등에도 만전을 기울여야한다. 특히 앞으로 광주시를 비롯한 행정 관청은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펼쳐 실질적인 안전 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