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36-4> "우리 스스로 차별과 편견 속에 살아가는 것 아니지 되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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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36-4> "우리 스스로 차별과 편견 속에 살아가는 것 아니지 되돌아봐야"
■전문가가 바라본 이주민 인권 ||이주성 광주외국인복지센터장
  • 입력 : 2021. 06.06(일) 17:31
  • 편집에디터
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뉴시스
우리 지역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로 가속화 되어가면서 앞으로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에 220만명의 이주민들이 살아가고 있고 우리지역에서도 4만여 명(미등록자 포함)의 이주민이 정착해 살아간다.

하지만 대다수 이주민들이 무시를 당하고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문화적 박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주민 국적은 베트남과 중국 그리고 우즈베키스탄과 필리핀이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는 캄보디아가 가장 많다. 고려인 비중이 가장 많은 나라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다.

이주민과 가까이에 있는 우리는 이주민을 차별과 편견으로 대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주민들은 내국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인해 무시당하거나 폭언·폭행을 당하며 이혼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일과, 건강, 외로움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정서적·심리적 불안감을 가진 이민자들이 많다.

외국인노동자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그들은 체류기간 동안 취업활동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체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한국에 남고 싶어 출국하지 않고 미등록자로 남으려는 경향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 40만명 넘는 미등록자들이 생활하고 있고 우리 지역사회에서도 5000여 명 이상이 사업장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불안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사업이다. 사업장마다 갖추어져야 할 기숙사는 노동부나 산업인력공단의 관리 소홀로 빈번하게 화재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청결한 작업환경에서 일을 해야 하지만 사업주들은 이를 잘 이행하지 않고 있다.

사업주들은 생산 물품에 대한 불량품을 줄이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이주노동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생산 활동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

하지만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가장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가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박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포천의 이주여성 노동자 비닐하우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광주 북구 용두동 화훼농장 비닐하우스 화재 사건, 보성 버섯농장 화재사건도 있다. 모두가 비닐하우스 안에 위치한 열악한 기숙사 때문에 벌어진 화재사건으로 이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한 일들이다.

비단 사업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닐하우스의 기숙사 문제는 근본적으로 사업주에만 맡겨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공공형 숙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률개정안 등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실효성 있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사회는 제조업이나, 농축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력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노동인력을 가볍게 처리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이주민들이 하는 일이 단순히 노무직일 뿐, 기술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아니다. 다만 숙련된 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을 하거나 퇴직을 할 경우 기업은 숙련된 노동력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체에게도 손해가 많다. 따라서 숙련된 노동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 숙련된 노동인력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새로운 노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업주의 인권 교육도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주들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교육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1년에 1회 정도는 의무적으로 인권교육 및 노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주민의 경우는 인권과 성교육 및 소비자 교육을 통해 기숙사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전기, 가스, 물 등에 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같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때 이주민의 노동력을 잘 활용하면서 지역사회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아카데미 오스카 수상소감으로 윤여정씨가 한 말이 있다. '무지개도 일곱 색깔이 있다. 무지개처럼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 여자 구분하지 않고 백인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고 싶지 않다.' 무지개 색을 합치면 더 예쁘다는 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듯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재조명 할 시기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