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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광주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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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광주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하다

김덕모(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게재 2021-04-12 10:52:06
김덕모 교수
김덕모 교수

"오늘의 뉴스는 내일의 관점에서는 역사가 된다."

신문의 기록성을 강조한 말이다.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쳐오면서 늘 강조하는 것은 신문이 추구하는 뉴스가치이다. 뉴스가치를 압축하면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과 '재미 있는 것'을 취재, 보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뉴스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어 왔고 그들의 이야기가 '위로부터의 역사'로 기록되어왔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의 모음, '아래로부터의 역사'라는 사실도 자명하다. 그래서 역사는 이렇게 축적된 일상인의 스토리가 당대의 사회를 대변하는 하나의 집단의식을 형성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은 광주의 유력일간지 전남일보가 광주사람들의 발자국을 쫓아 평범하지만 비범한 300명의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낸 날이다. 전남일보는 2020년 1월1일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질 수 있는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축적함으로써 현재진행형인 역사를 기술한다"는 취지로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속사 기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천인보 '광주사람들'을 연재해 왔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듯이 한 명, 두 명 광주사람들의 이야기를 차곡 차곡 쌓아서 벌써 300명의 스토리를 담아낸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앞으로 담겨질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그동안 꾸려진 '광주사람들'의 지면 특성을 살펴보면, 인터뷰 대상자들은 20대~60대가 평균 42명 정도로 주류를 이루지만 10대에서 90대까지 전 연령대가 참여했고, 다양한 직업군의 남성과 여성이 고루 참여하는 특징을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광주사람들이 265명으로 주류를 이뤘지만 전남 주민 33명과 광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서울지역 출향민(2명)도 인터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강조한 광주의 이미지를 연상하는 키워드는 '5·18민주화 운동', 정, 민주(화), 맛, 문화 등으로 나타났다. 흔히 광주를 민주, 인권,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의향의 도시이자, 미향, 예향의 도시라 칭하듯 인터뷰 대상자들도 광주의 정체성을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다고는 하지만 '광주사람들'에 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삶의 저변에서 퍼 올려진 내면의 융숭 깊은 울림과 반향이 있다. 2020년 1월1일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였던 광주의 원로급 화가인 허달재씨는 "그만 좀 싸웠으면 좋겠어, 국가를 위하고, 광주를 위하고, 5·18을 위하는 정신의 흐름이 있어야제"라고 하면서 "광주에 어른이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자신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고 싸우는 그림은 싫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예술"이라는 예술철학도 피력한다. 천인보 '광주사람들'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삶을 살아간 무속인의 이야기부터 학교현장의 선생님, 취업준비생, 시민활동가, 배달라이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최근에 저널리즘 사조로 '시민 참여 저널리즘'이 부각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저널리즘이 부상하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추세의 일환이지만 시민들이 단순한 언론의 소비자가 아니라 저널리즘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언론사도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니라 바텁-업(Bottom-Up) 방식으로 고위관료나 정치가와 같은 소위 윗사람들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문제해결자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공공저널리즘(public journalism)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활밀착, 지역밀착, 주민밀착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지역언론으로서 전남일보가 천인보 '광주사람들'에 착안, 지역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내고 그들의 진솔한 삶의 얘기는 물론 그들의 삶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리 지역사회의 소소하고 내밀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는 노력은 멈춤 없이 계속되어야 할 지역신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전남일보 천인보 '광주사람들'에 앞으로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가 실릴지 기대되고 '광주사람들'을 통해 평범하지만 비범한 광주사람들의 일상의 역사가 기록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