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녹물·수돗물…신안 도초고교에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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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2년째 녹물·수돗물…신안 도초고교에 무슨일이
재학생·학부모들 고통 호소 ||수도 꼭지용 필터 매주 교체||학교측 외면…대장균 검출도||신안교육장 “시일내 해결할 것”
  • 입력 : 2021. 04.04(일) 16:22
  • 신안=홍일갑 기자

신안도초고교 학생들이 2년 가까이 녹물 수돗물이 개선되지 않자 직접 수도꼭지용 필터를 사서 달아 사용하고 있다. 수도꼭지용 필터 내부가 누렇게 변한 모습. 독자제공

신안 도초고등학교 학생들이 2년 가까이 녹물 수돗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함에도 불구, 학교측은 이를 외면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신안 도초고등학교 학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식수 등으로 사용하는 학교내 수돗물에서 2년 가까이 녹물이 나오면서 학생들이 피부병, 복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신안도초고등학교는 전 학생 기숙형 학교로 전교생 179명 중 173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녹물 수돗물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 측은 2년 가까이 대책도 없이 사실상 방치하다가 취재에 들어가자 부랴부랴 상수도 정화계획을 뒤늦게 수립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녹물 수돗물을 먹고 탈이 날까봐 매주 수도꼭지용 필터를 사서 이용하고 있다. 필터도 일주일에 1~2개를 사용할 만큼 수돗물 녹물 발생이 심각한데도 손을 놓고 있는 학교측에 분노하고 있다.

36명이 생활하는 1학년 여학생 기숙사내 정수기에서 대장균까지 검출되기도 했다. 검출 전 학생들 일부가 설사 증상이 나타나자 학교측은 뒤늦게 수질검사에 나섰고, 현재는 정수기 사용이 중단된 상태이다.

학생 A군은 "제가 1학년때부터 '녹물이 나온다'는 얘길 들었는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아 수도꼭지에 필터를 달아 사용하고 있다. 매주 1~2개 사용한다"면서 "온수가 안나올 때가 많아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이 샤워를 못하고 생활할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여학생인 저희 애가 갑자기 피부 이상이 생겨 피부과에 데려간 적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학교에서 나오는 물 때문에 생긴 걸 알고 많이 속상했다"며 "매주 수도꼭지용 필터를 사서 보내고 있고 이 학교에 보낸걸 후회한다며 전학도 생각중이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학교 녹물 수돗물 사태가 학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서남권 명문고를 목표로 삼았던 신안 도초고등학교는 올해 입학생 미달사태로 이어졌다. 2021년 입학생은 56명으로 정원은 60명이다. 실제 인근 목포지역 고등학교 입시학원가에서는 도초고교를 기피하는 추세이다.

이에 대해 김장홍 도초고등학교 교장은 "섬 학교라 코로나19 방역 자제공급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최근에서야 보고를 받은 김재흥 신안군 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안타까운 일이며 전수조사를 통해서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안 도초고등학교는 1학년 56명, 2학년 66명, 3학년 68명이 재학중이다.

신안도초고교 학생들이 2년 가까이 녹물 수돗물이 개선되지 않자 직접 수도꼭지용 필터를 사서 달아 사용하고 있다. 수도꼭지용 필터 내부가 누렇게 변한 모습. 독자제공

신안=홍일갑 기자 ilgap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