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편의점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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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이들은 왜 편의점에 갈까
도선인 사회부 기자
  • 입력 : 2021. 03.30(화) 14:21
  • 도선인 기자
도선인 사회부 기자.
모락모락 김이 나는 쌀밥에 고깃국. 고소한 참기름 냄새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여러 나물 반찬. 언제나 아이들의 인기 반찬인 계란말이나 소세지 볶음. 성장기 아이들은 필수로 먹어야 한다는 등푸른생선 구이….

한국인들은 '완전한 식사'를 통해 오늘 하루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데 듣기만 해도 이 배부른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빈곤으로 인해 결식할 위험이 있는 '결식아동'이 광주에만 1만9000여 명이 있다.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복지기관 위탁 형식의 단체급식 △도시락·부식 배달 △꿈자람카드 지급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데, 광주에서 꿈자람카드를 소지한 아동은 7700여 명으로 파악된다.

광주 꿈자람카드 한도는 한 끼에 5000원이다. 이는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아동급식 단가 6000원보다 적다. 돈가스 전문점에서 가장 기본 돈가스를 사 먹기도 어려운 금액이다. 초밥, 파스타 같은 메뉴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5000원을 가지고 아이들을 어디로 가는가. 바로 편의점이다. 광주에서 꿈자람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1380여 곳이 있는데, 이 중 편의점이 720여 곳으로 절반에 이른다. 한 끼에 5000원을 사용할 수 있는 꿈자람카드 한도에 현실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혹은 꿈자람카드 한도 선에서 식사나 서비스를 대접하겠다는 '선한 영향력 가게' 캠페인이 열풍이란다.

전국 '선한 영향력 가게'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광주에 42곳, 전남에 32곳이 있다. 그런데 전화를 돌려보니 현재 운영을 하지 않는 가게도 있고 허위인 곳도 있었다. 심지어 꿈자람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전남의 경우, 상인들의 자발적인 선행, '선한 영향력 가게'가 있으나 마나다.

지자체는 예산이 없는가? 아니다. 아동복지기관 관계자들은 관심의 부재라고 설명했다. "세상에서 불행한 아이들이 없는 것, 매일 하는 고민이에요… 평생 숙제죠." 한 아동복지기관 관계자가 말했다. 결국, 미완의 과제로 남을 이야기이지만 그의 말이 마음 속에 박히는 이유는 왜 일까.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