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파'된 대파값에 외식업 종사자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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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금파'된 대파값에 외식업 종사자들 한숨만
폭설·한파·재배면적 감소 영향 ||작년 한단 2만원서 5만원으로 ||원가 상승에 식당 업주들 부담 ||봄 대파 출하 뒤 안정세 관측
  • 입력 : 2021. 03.21(일) 15:53
  • 김은지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입은 피해가 회복될 틈도 없이 불어닥친 농수산식품 물가 폭등은 식당 등을 운영하는 수많은 외식업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만 하더라도 2만원 초반대 가격에 샀던 대파 한 단을 이젠 5만원 넘게 주고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대파 양은 그대론데 가격이 두배로 오르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잠깐 동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광주 북구에서 육개장 전문점을 운영 중인 노모(65)씨는 최근 급격히 상승한 대파값 때문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입은 피해가 회복될 틈도 없이 몰아치고 있는 농수산식품 물가 폭등은 노씨는 물론 식당을 운영하는 수많은 자영업자를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대파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 이상 상승한 이유는 한파로 인한 주산지의 작황 부진과 재배면적 감소로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 명절 수요 증가, 설 이후 반입량이 감소한 것이 겹쳐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파가 '금(金)파'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대파(등급 상품) 1㎏의 소매가는 6631원, 도매가는 4332원을 기록했다. 도매가는 지난달 대비 약 1500원 정도 떨어졌지만 소매가는 오히려 100원 정도 올랐다.

최근 대파 가격이 소폭 떨어진 것은 수입량이 크게 늘었고, 내달 출하를 앞두고 있는 봄 대파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지만 매일 식재료를 구입해 장사를 준비해야 하는 식당 등의 외식업계가 입은 타격은 적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가 불러온 매출 감소가 정상화되기도 전에 또 한번 찾아온 '원재료 물가 상승' 사태는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

남구에서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 중인 이모(47)씨는 "아무리 도매가로 싸게 떼어온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당분간 쓸 재료는 비축해놓긴 했지만 손님이 크게 줄어 이 많은 것을 언제 다 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며 "손님은 줄어드는데 원가는 높아지는 상황이라 난감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일시적으로 추어탕 가격을 올릴 수도 없으니 적자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어 "인원 제한도 풀리지 않아 단체손님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매출이 복구될 틈이 없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날에는 그날 저녁 장사를 위해 준비해뒀던 식재료를 통째로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파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 부족 문제가 불러온 대파 가격 폭등이 내달께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월 예상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51.6%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봄 대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6.6% 증가했고, 수입 대파 물량도 64.3%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입물량 공급 등에 힘입어 급등한 대파 가격이 이달 중순부터 하락하고 있는 만큼, 봄 대파가 본격 출하되기 시작하면 대파 가격은 보다 빠르게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대파와 함께 가격이 크게 상승한 양파, 시금치 등의 농산물들도 출하 유도, 조생종 조기 출하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화시킬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