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봄'은 올해도 없다…전남 지역축제 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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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봄'은 올해도 없다…전남 지역축제 줄취소
지난해 축제 95% 취소한 전남||올해도 지역축제 취소 줄이어||시군 축제 막고 방문자제 당부||직격타 맞은 지역경제는 울상
  • 입력 : 2021. 02.23(화) 17:29
  • 김진영 기자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지만 봄 축제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자체들은 올해에도 축제를 쉬어가기로 했다. 2년 연속 취소로 결정된 함평 나비축제. 함평군 제공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지만 봄 축제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자체들은 올해에도 축제를 쉬어가기로 했다.

각 시군에서는 상춘객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 대신 '방문 자제'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지역 농특산물 판매처를 잃은 농민들은 울상이다.

일부 축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차량에서 관람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열리거나 비대면 축제로 방식을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지난해 이어 올해도 축제 쉬는 전남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전남지역 22개 시·군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축제 115개 중 109개(94.8%)가 취소됐다.

올해는 전남지역 축제 116개가 예정돼 있으나 전국적 봄꽃 축제부터 이미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들자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꽃대를 꺾어야 했던 악몽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다음 달 전남에서 예정된 지역축제 7개 중 이미 취소가 결정된 것은 3개. 광양 매화축제, 구례 산수유축제, 강진 금곡사 벚꽃30리길 축제 등이다.

그러나 나머지 4개 축제 역시 정상 개최가 가능한 것은 하나도 없다.

함평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은 11월로 연기됐고 여수 영취산 진달래 체험행사와 구례 섬진강 벚꽃축제는 고심 중이지만 관계자들은 "사실상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유일하게 열리는 축제는 해남 땅끝매화축제 뿐이지만 이마저도 비대면 행사로 대체한다.

● "꽃 구경 오지마세요" 깊어지는 고심

이른 3월 전국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광야 매화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된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매화축제는 3월6~15일까지 10일 동안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 2019년 134만명이 찾아와 경제유발효과 439억원을 거둔 효자 축제다.

광양시는 지난해 축제 취소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몰려든 점을 감안, 올해는 아예 매화마을 주차장까지 전면 폐쇄했다. SNS와 플래카드로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매화에 이어 꽃망울을 터뜨리는 구례 산수유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 19일 산동면 상위마을 일대에서 열려던 제22회 산수유꽃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축제 취소에도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에 대비해 산수유꽃 군락지 및 산수유문화관 입구 등에 방역 초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4월20일로 예정된 제77회 지리산 남악제 및 제40회 군민의 날 행사는 비대면으로 남악제례만 시행하고, 불가피한 행사들은 하반기로 연기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오는 4월 빈센트의 봄 축제와 5월 장성 황룡강 홍길동무 꽃길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 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녹록지 않아 방침을 바꿨다.

장성군 관계자는 "축제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봄꽃이 만개한 황룡강 풍경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군 홈페이지와 블로그,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줄 예정"이라고 했다.

함평군은 5월 열릴 예정이었던 함평 나비축제는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여론조사까지 동원했다. 2019년 31만명이 찾은 나비축제는 입장료 수입만 9억5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흔치 않은 '흑자 축제'다. 하지만 군은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축제 개최 반대' 의견이 높게 나오자 취소를 결정했다.

● 2년 연속 취소에 지역경제 직격타

지역축제 취소에 지역민들은 울상이다. 지역 축제에서 열리는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아예 없어지면서 판로가 아예 막혔고 축제장 인근 숙박업소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함평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축제마저 취소돼 어려움이 크다"며 "2년 연속 축제가 취소되면서 경제적 타격은 물론 심리적인 피로도가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부 지자체들은 온라인으로 축제를 개최해 지역특산품을 판매하는 성과를 내면서 조심스럽게 축제를 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해남 매화축제와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궁여지책으로 비대면 온라인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역의 주요 소득원이었던 축제가 전면 취소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각 시군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도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