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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류연기> 가축 매몰지, 사전예방 관리 정책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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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류연기> 가축 매몰지, 사전예방 관리 정책 바람직

류연기 영산강유역환경청장

게재 2021-02-22 11:13:25
류연기 영산강유역환경청장
류연기 영산강유역환경청장

2000년대 이후 나타난 구제역 파동으로 '살처분'이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위생복을 착용한 사람들과 포크레인, 수백 마리의 돼지떼가 구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버둥거리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살처분의 실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전염병에 걸린 동물의 살처분은 단시간에 전파를 막는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침출수로 전형적인 2차 피해를 초래한다.

올겨울 역시 잔인한 살처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26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을 시작으로 상주, 영암, 여주, 음성 등 전국으로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됐다. 전남에서도 영암, 나주, 장성, 구례 등 10개 시·군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긴급행동 지침에 따라 발생농장과 발생농장 반경 3㎞ 이내에서 사육되는 닭과 오리 419만 수를 살처분 했다. 이 중 76만 수를 매몰 처리하고 343만 수를 랜더링 처리했다. 매몰은 깊이 1m 이상 구덩이에 폐수 유출방지용 비닐을 깔고 토양, 생석회, 왕겨와 혼합된 폐사체를 넣어 부패시키는 방식이다. 랜더링은 사체를 고온으로 멸균 처리한 뒤 기름 성분을 짜내 재활용 하고 잔존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랜더링 방식은 침출수 유출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 환경피해를 막는 장점이 있지만 한 번에 처리 가능한 물량이 적고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매몰방식은 대규모 살처분을 신속 처리하는데 적합하지만 사체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메탄 발생으로 악취, 주변 토양‧지하수로 침출수 유출 등 2차 환경오염의 위험이 뒤따른다.

친환경적 사체처리 정책에 따라 매몰보다 랜더링 방법을 선호 하지만 전문업체 부족과 전염병 발생 시 단시간 내 사체처리를 못한다는 제약에 매몰방식과 병행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매몰지 특별관리단을 구성해 신규 매몰지와 기존 매몰지를 관리·점검하고 있다. 해빙기와 장마철 등에는 농식품부, 지자체 등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매몰지 안전관리와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미흡한 사항이 발생할 때 즉시 시정조치 하고 있다.

현재 살처분과 매몰처리를 하고 있으며 관찰을 통해 2차, 3차 환경 피해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이젠 매몰지에 대한 환경감시 위주 정책에서 사전예방 및 사후관리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환경, 지질, 수의, 방역분야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살처분-매몰 시나리오를 가정해 위험도 평가(Risk assessment)가 선행돼야 한다. 매몰 규모에 따라 지형적, 수리적, 대수층 특성 및 인근 주택과 거리 등 주변 요소를 고려해 매몰 예정지를 마련하는 등 사전대비가 필요하다. 관리 해제된 매몰지 중 지하수 오염 위험성이 높은 부지를 대상으로 사후 위험평가를 실시해 오염 여부 확인과 선제적 오염원 확산 방지에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친환경적 매몰지 조성과 사후관리, 관리대상에서 해제된 매몰지의 환경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