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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에 지방자치법 개정… 자치분권 시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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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32년만에 지방자치법 개정… 자치분권 시대 기대

행안위 통과… 법제사위, 9일 본회의 결정
주민참여 확대·지방의회 강화·특례 지정 등
특례시 지정, 중앙·지방 협력 강화 방안도
주민자치회 설치, 부단체장 증원은 미반영

게재 2020-12-03 16:34:39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988년 지방자치 시작 이후 32년간의 숙원이었던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주민참여 확대와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이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처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자치 확대·지방의회 독립 신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행안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 동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등 32건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집중적으로 심사한 후 통합·조정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 채택했다.

소위 심사를 거쳐 대안으로 채택된 개정안은 당초 10개 조문에서 12개로 확대됐는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단연 주민 참여 기회 확대와 권한 강화다.

먼저, 별도의 법률에 따라 주민투표를 거쳐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 방법을 포함한 의회·단체장 등 기관의 형태를 지역 여건에 맞게 정할 수 있게 했다.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에 참여할 권리도 명시했으며, 조례·규칙의 개정·폐지 및 감사청구를 위한 기준 인원과 연령을 낮춰 원활한 참여가 가능하게 했다. 지방의회 의정활동·집행기관의 조직·재무 등 주요 지방자치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도 주요 골자다.

앞으로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는 지방의회 의장이 단행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됐다. 지방의원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의원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로 충원을 제한하고, 최초 충원 시 부담을 감안해 1년 유예기간을 둔 뒤 2022년과 2023년 각각 절반씩 차례로 충원하도록 했다.

법률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을 하위 행정입법이 제한하는 경우도 금지하는 등 지방의회 자치입법권도 강화했다.

지방의회의 권한이 확대된 만큼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 신고를 공개하고, 겸임 제한 규정을 구체화했다.

●중앙과 지방 협력 강화·특례 지정 등

개정안에는 중앙정부와 지방 간의 원활한 협력을 돕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균형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 중요 정책에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신설했다. 또,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 경계변경 조정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협력을 위한 지원근거도 마련했다.

주요 쟁점이었던 대도시 등 행정·재정 운영 및 국가 지도·감독에 대한 특례 부여는 일부 수정됐다.

정부안 기준이었던 '인구 100만명 이상 및 인구 50만명 이상에 일정 요건을 갖춘 대도시'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와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시·군·구에 특례 지정'으로 수정됐다.

광주·전남 시·도의회는 아직 광주 5개 구와 전남 22개 시·군 중에서는 특례 지위를 부여받을 만한 지자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령에 따라 지정하는 특례 부여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서다.

김한종 전남도의회 의장은 "전남의 경우 소멸위기인 지역이 많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어느 곳이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개정안이 통과 이후 세부적인 기준을 명시하는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자치회 미반영 등 아쉬움도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일부 제외된 내용이 있어 차후 추가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주요 내용 중 하나였던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 마련' 조항이 소위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입장차로 인해 배제됐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기초·광역지자체부터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정책사업 집행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말뿐인 주민 참여가 아닌 직접 경험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치분권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주민 대표성·전문성 결여, 특정 집단의 이익 대변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하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도 부단체장 정수 자율 증원도 반영되지 않았다.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복잡화·다양화에 따라 부시장·부지사를 1명 또는 2명 추가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논의 과정에서 '정수'가 삭제되면서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과 여건 등에 맞춰 조직을 융통성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은 "주민자치회 설치가 이르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국민의 의식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주민이 지방자치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