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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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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노병하 사회부장

게재 2020-11-04 16:42:02
노병하 사회부장
노병하 사회부장

11월이다. 올해도 이제 60일 가량 남았다.

날씨는 추워져 이제 아침은 영하가 됐다. 덥다고 난리를 치던 것이 엊그제인데…. 칼럼 역시 마찬가지다. 정신 없이 탈고 후 전송한 지 불과 며칠 전 인 듯 한데, 다시금 쓸 차례가 돌아왔다.

전쟁 같은 마감 시간을 보내고 수첩을 열어본다. 칼럼을 쓰고자 했던 주제들을 찾는다. 검사들 이야기도 있고, 광주‧전남 통합 이야기도 있다. MB의 17년 형도 메모가 돼 있다.

허나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쓰지 않을 참이다.

며칠 전 제법, 많이, 삶이 긍정으로 찬란하던 한 희극인이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인생에 대한 밝은 시각과 주변을 즐겁게 해주는 에너지로 가득했던 이였다. 그런 그녀가 떠났다는 소식에 며칠간 마음이 아스라해졌었다.

그러고 보니 충격과 공포의 한해가 저문다. 지난해 이맘때는 스산한 바람 속에서 묘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저 이 암울함이 계속 이어지는 듯해 마음이 무거울 따름이다.

솔직히 모두에게 수고로운 한 해였고 기억이 남지 않을 한 해였다. 전세계가 전염병의 공포에 패닉에 빠졌고, 그에 따른 온갖 군상들이 다 펼쳐졌다.

그 과정에서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나라들이 실상은 별거 아니었다는 것도 알았고 우리나라가 작지만 단단하고 강한 나라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정치·사회적으로는 그간 적폐라고 의심했던 이들이 정말로 적폐가 되어 물 밑에서 올라왔고, 저항을 시작했다. 국가의 방향 역시 전반적으로는 바른 길로 가는 듯 하지만 …. 이 역시 확실하지는 않다. 아직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고만고만한 날들이었다. 업무는 조금 더 늘고 풀어야 할 숙제가 조금 더 증가했으며,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는 여전히 조금의 진전도 없을 따름이다.

하기야 살면서 힘들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되며, 막막하지 않았던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절망이나 걱정, 막막함과 쓸쓸함은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따라 붙은 '패시브' 스킬이다.

그래, 살다 보면 흔들릴 수 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한 번쯤(혹은 그 이상) 뿌리까지 흔들려 보기도 한다.

허나 아침이 없는 밤은 없고, 끝이 없는 터널도 없다. 다만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러니, 부디 살아내자. 코로나19도 뛰어 넘고, 수많은 답답함과 먹먹함도 딛고 살아서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악착 같이 살아서 버텨내야 또 멋진 날도 맞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덧붙여 이 자리를 빌어 박지선 씨의 명복을 빈다. 그곳에서는 부디 편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