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한 가득 담긴 양파빵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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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한 가득 담긴 양파빵을 아시나요"
무안 ‘양파빵 제작소’ 박정원씨…영양만점 양파빵으로 입맛 사로잡아
  • 입력 : 2020. 10.19(월) 15:23
  • 김진영 기자
양파 주산지인 무안군 해제면에서 양파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박정원씨. 전남새뜸 제공.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데, 양파빵에는 양파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몸에 좋은 양파를 듬뿍, 그 성분을 고스란히 담았어요. 영양 만점입니다. 간식은 물론 식사 대용으로도 좋아요."

무안 '양파빵 제작소' 박정원씨의 말이다. 양파빵 제작소는 양파의 주산지인 무안군 해제면 토치삼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쌀과 밀가루를 섞은 반죽에다 양파즙을 더해서 구운 성인 주먹만 한 빵을 만든다. 다진 양파를 소로 넣거나 팥앙금을 넣어서 만든다. 계란과 감자, 옥수수, 양파에다 치즈 등을 가득 넣은, 이른바 고로케도 있다. 볶음밥을 넣은 양파볶음밥도 만든다. 소를 한가득 담는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 있는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을 했습니다. 그때 양파밭을 갈아엎는 걸 여러 번 봤어요. 양파값이 떨어지자,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한 거였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양파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죠."

박 대표가 양파빵을 만들게 된 이유다. 양파로 만드는 빵과 잼, 와인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먼저 만든 게 양파빵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면서 양파 재배농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런 연고가 없던 무안으로 귀농을 했다. 4년 전이었다.

박씨는 빵을 만들면서 어린이와 젊은이를 타깃으로 삼았다. 양파 특유의 맵고 독한 맛을 없애야 했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전처리 과정을 해봤다. 시행착오가 되풀이되는 건 당연했다. 양파의 독성을 빼는 데 성공하자, 빵을 만드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맛을 본 주변 사람들도 좋아했다.

하지만 박씨 자신의 혀끝은 만족하지 못했다. 2% 부족했다. 양파빵을 찾는 사람들한테는 '반죽이 떨어졌다'는 둥, '만들어놓은 빵이 다 팔렸다'는 등의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빵을 팔 수 없었다.

박씨가 1년 전에 양파빵을 개발하고도, 이제야 팔기 시작한 연유다. 아직 홍보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변을 오가는 외지 차량들이 '양파빵'현수막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온다. 지역에서는 입소문을 듣고, 부러 발걸음을 하기도 한다. 맛을 본 소비자들이 다시 찾기도 한다.

'"소를 듬뿍듬뿍 넣어요.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빵을 만들면서 원가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하루에 수백 개 만드는데, 앞으로는 수천 개씩 구워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정직하게 만들려고, 상호에도 제 별명을 넣었어요."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