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이례적 사과에 반응 엇갈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충격"… 이례적 사과에 반응 엇갈려
‘민간인 北 피격’ 지역민 반응||“민간인 피살 철저한 진상 조사 ”||“우발 사건, 남북관계 악화 우려”||
  • 입력 : 2020. 09.27(일) 16:51
  • 최원우 기자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해 북한 해역 실종 선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는 모습. 뉴시스 제공
연평도에서 실종된 완도출신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당한 사건과 관련해 지역민들은 상당한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이었다. 이에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과를 한 것을 두고서도 지역 내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책임자 처벌과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시민들과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나뉜 것이다.

27일 광주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한 결과 이날 만난 강미혜(32·여) 씨는 "또 다시 북한으로 인해 한 사람이 죽었다. 평화를 약속한다더니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먼저 사과하는 것은 보기 드문 광경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히 해야 할 사과를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이 없이 앞으로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르지 않겠다는 말뿐인 약속에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김한준(30) 씨도 "북한은 항상 생각지도 못할 만행을 저지르고도 '미안하다' 한마디로 해결하려 한다.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북한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면서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기대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북한의 우발적인 실수로 인해 남북 관계가 틀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은 친서의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신들의 잘못을 아주 조심스럽게 사과하고 있다. 현재 남북 관계가 냉전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권광훈(27) 씨는 "북한이 만행을 저지른 것, 우리 국민이 보호받지 못한 것은 분명 분노가 치미는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이례적으로 북한이 '미안하다'는 뜻을 전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이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일각에서는 월북과 시신 훼손 등의 정부와 언론의 추정 발표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종욱(31) 씨는 "북한 통지문에서는 북한군이 사살한 것은 인정하지만 시신을 태우지 않았으며, 월북이 아닌 불법 침입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 듣는 내용과 다르다 보니 어떤 게 맞는지 모르겠다.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왜 우리 정부가 월북인 것처럼 발표해서 본질을 흐리는지 모르겠다. 조사 결과가 확실히 나오기 전까지 월북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석 615 전남본부 집행위원장은 "417선언이 안 지켜 지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긴장 상태가 됐고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됐다"며 "북측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를 했지만, 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은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