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KIA 감독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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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윌리엄스 KIA 감독의 리더십
  • 입력 : 2020. 08.03(월) 18:50
  • 최동환 기자
손자병법에는 세 종류의 장수가 등장한다. 용맹과 솔선수범으로 고난을 돌파하는 용장(勇將), 탁월한 지략과 판단력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지장(智將), 자비와 어진 덕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덕장(德將)이다.

중국 고전 '삼국지'에 등장하는 위나라 조조는 지장 스타일로 평가된다. 꾀와 외교로 적을 제압하는데 능수능란했고, 때로는 위계와 사술구사도 서슴지 않았다. 사세가 유리할 땐 정면승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촉한 황제에 오른 유비는 도원결의로 의형제를 맺은 관우 장비를 비롯한 장군 재사들을 어진 인품으로 아우른 덕장으로 인식된다.

요즘엔 스포츠 팀 감독들에게 용장, 지장, 덕장이란 표현이 자주 쓰인다. 프로야구의 경우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대표적인 지장으로 일컫는다. 승리를 위해 철저한 분석과 계산을 통해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해태 타이거즈를 9번이나 우승으로 이끈 김응용 감독은 용장으로 꼽힌다. 그는 선수에게 상황에 맞서고 지배하라고 요구했고, 다소 무모해 보일지라도 승부처에서 과감한 작전으로 상대 기를 꺾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은 덕장으로 평가됐다. 형님처럼 어린 선수들을 잘 보듬은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단단하게 만들며 2017시즌 통합 우승을 일궜다.

현재 KIA타이거즈를 이끌고 있는 맷 윌리엄스 감독은 용장·지장·덕장의 세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낯선 한국 땅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선수 기용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코칭스태프, 선수단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고 언제나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며 선수에 대한 믿음을 준다. 경기 운영은 철저히 데이터 야구를 추구한다.

올 시즌 약체로 평가받는 KIA가 전반기 내내 5강권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장보다 지장이 낫고 지장보다 덕장이 낫다"고 했다. 세 가지의 리더십을 모두 갖춘 윌리엄스 감독이 KIA의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성공스토리를 작성해 가길 기대한다.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