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26) 시각예술가(14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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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정혜진(26) 시각예술가(141/1000)
  • 입력 : 2020. 07.21(화) 17:12
  • 김은지 기자

정혜진(26·시각예술가)

"저는 광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시각예술가 정혜진입니다. 시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미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그림을 그리지만 영상, 미디어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도 활동 중입니다.

현재는 '빨간 사람 시리즈'라는 작업을 이어가며 트라우마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저에게 악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을 켄버스 위에 그리고 있죠. 여기서 빨간 사람은 처음 보는 낯선 이일수도 있고, 저에게 오랜 시간 영향을 끼쳤던 가족, 친구들일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좋은 영향만 미치면서 살아갈 수 없는 것이기에, 트라우마가 자기 자신에게 준 영향이나 내가 이 트라우마 때문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가시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술가들이 가져야 할 임무나 책임감을 중요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관객들이 작품에 대해 얼마나 귀 기울일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부분이 협업이 아닐까 생각해요. 음악 하는 예술가와 미술 하는 예술가와 만나 새로운 전시, 새로운 공연을 제시해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게 제 꿈이기도 해요.

광주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이에요. 이곳은 여기만의 끈끈한 정이 있는 도시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끼리의 유대는 깊지만, 포용력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 부분이 항상 아쉽기도 했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저를 포함한 많은 예술인들이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껴요. 그리고 제가 자란 곳은 광주 끝자락이라고 할 수 있는 소태동이었어요. 소태동과 시내를 오고 가다 보면 도시와 자연이 적절히 어우러진 곳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 덕에 재밌는 풍경도 많이 볼 수 있었고,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또 확진자가 추가됐을까 확인하고, 불안해하는 게 일상이 돼버렸어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제가 입주 중인 레지던스도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예요. 작업실이 없다 보니 집에서 작업을 해야 하고,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어 일정이 바뀌는 이 생활이 빨리 끝나고 예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정혜진 작가의 작업실 모습. 본인 제공

'빨간 사람 시리즈' 중 작품 '아빠의 출장은 나의 스트레스'. 작가 제공

전시 중인 '빨간사람 시리즈' 작품들. 작가 제공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