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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부영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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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부영그룹

게재 2020-07-21 17:19:52

순천 서면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자수성가를 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부영그룹은 2020년 현재 재계순위 17위(지난해 16위)다. 23개 계열사에 자산총액이 23조7000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19위), 금호아시아나(20위)를 제치고 호남 연고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재벌로 성장했다.

순천중학교를 마친 그는 가정 형편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상경해 고학으로 야간고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그는 교육 부문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 '기부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향 순천에 부영초등학교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초·중·고교를 세우고, 고교와 대학 등에 기숙사 87개 를 지어 기부했다.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태국·동티모르 등 아태지역과 아프리카 14개 국가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지어 기증하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는 대한노인회장을 맡아 노인들의 권익을 위한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그는 '탈세범', '비리 기업인'이라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횡령·배임을 비롯해 조세 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 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8년 2월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 5년형, 지난 1월 열린 항소심에서는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영그룹은 철저하게 이 회장 1인 경영체제다. 이 회장은 지주회사 (주)부영 지분을 93.79% 보유하고 있으며, (주)부영이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을 100% 자회사로 두고 구시대적 황제경영을 하고 있다. 전국에 임대 아파트를 운영하는 부영은 서민들인 임대 아파트 거주민들을 쥐어짜 원성이 자자하다.

나주 혁신도시 부영CC 전체 72만㎡ 중 40만㎡(56%)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한 부영그룹이 나머지 부지에 5300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면서 나주시에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특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꼼수 기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정대로 아파트가 들어서면 부영은 806억 원 기부액의 몇 배에 달하는 수천 억 원의 이익을 보게 된다. 부영CC는 그렇지 않아도 구입 당시보다 땅값이 3배 이상 올라 한전공대 부지를 기부하고도 이미 본전을 뽑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부영의 장삿속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