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광주세계수영대회 1주기…사업 차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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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우울한' 광주세계수영대회 1주기…사업 차질 잇따라
행안부, 한국수영진흥센터 예산 심의 2차례 보류돼||코로나 여파 1주년 기념식 취소…수영대회 불투명||조직위 내달 1일 공식 해산…집행잔액 22억 반납
  • 입력 : 2020. 07.13(월) 18:16
  • 박수진 기자
광주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리에 개최한 지 1주년을 맞았지만, 당초 계획했던 레거시(유산)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 세계수영대회 레거시 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국 수영진흥센터' 건립 사업이 중앙투자심사에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주년 기념식은 취소됐고, 제1회 광주수영선수권대회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제동'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위)는 지난달 말 회의에서 수영진흥센터 건립 사업에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수영진흥센터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역사를 기록하고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선순환하는 수영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념사업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심사 단계에서 연이어 제동이 걸리면서 시설 규모와 예산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세계수영대회 주경기장이었던 남부대를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부지로 확정했다.

국제규격의 50m 경영풀, 국제스포츠대회 기념관,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1만2000㎡, 3층 규모로 건립하며 2021년 착공을 거쳐 2023년 준공 및 운영을 목표로 했다. 예산 규모는 국비 125억원, 시비 291억원, 기금 30억원 등 446억원이다.

그러나 중투위는 당시 수영장 등 인근 체육시설과의 중복성, 전문 체육인 편의를 고려한 시설 규모 조정 등을 요구했다.

이에 광주시는 사업비를 446억원에서 408억원으로 축소하는 등 계획을 수정했지만, 중투위는 재검토 사유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예산심의가 잇따라 보류됨에 따라, 다음 중앙투자심사는 10월께나 있을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사업 추진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이와관련 이용섭 광주시장은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레거시를 남기지 못한 게 아쉬워서 수영진흥센터, 광주 수영선수권 대회 등 두가지 사업을 추진했다"며 "수영센터의 경우 50m 레인을 설치하려 했는데, 심사위원들은 남부대에 이미 레인이 있는데 중복해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50m 레인을 25m로 만들고 규모 있는 대회를 치를 때에는 기존 남부대 수영장을 이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보완책을 마련해 투자심사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기념식 취소…수영대회 불투명

광주시는 14일 오후 광주 라마다호텔에서 광주세계수영대회 1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취소했다.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세계수영대회 주역인 선수,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즈 등 40여 명만 초청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제1회 광주수영선수권대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주시는 세계수영대회 유치 역량을 결집하고 수영 인프라 확대를 위해 광주수영선수권대회를 창설했다.

당초 제1회 광주수영선수권대회는 11월 11~16일, 광주마스터즈수영대회는 7월 18~19일 치를 예정이었으나 세계수영대회 1주년의 의미를 담기 위해 7월에 두 대회를 치르기로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8월28일~9월2일, 9월26~27일로 각각 연기했고, 여전히 광주지역 감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대회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광주는 물론 전국에 걸쳐 산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가을에는 감염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 취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세계수영대회 조직위 해산

지난 2016년 9월 17개 팀 정원 100명으로 출범했다가 대회기간 200명으로 규모가 커진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가 8월1일 공식 해산한다.

조직위는 이달 31일까지 위원 46명으로부터 해산 의결을 받아 법원에 법인청산 등기와 해산 등기를 제출한다.

통상 채권공고 등 법인 청산 절차가 4~5개월 가량 소요돼 올해 말께 마무리 될 전망이다.

총 사업비 2400억원 중 집행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9억원이며, 올해 조직위 운영비와 국고보조금 잔액 반납 25억원, 시출연금 82억원 반납 등을 제하고 총 22억원 가량 남아있다. 집행잔액은 체육진흥기금으로 사용한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